이재명 '취임 1주년' 눈앞…독주 체제 속 한계 여전
사법리스크·강성지지층 문제…'이탈표 위기' 직면도
28일 정기국회 워크숍…'李리더십' 시험대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8일 당대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양곡관리법·간호법 강행, 반일 투쟁 등으로 당의 선명성과 독주 체제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취임 직후부터 자신을 괴롭혀 온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한계로 남아있어 '당대표 2년차' 전망도 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해 8·28 전당대회에서 경쟁자인 박용진 의원을 꺾고 77.77%라는 역대 민주당 전당대회 사상 최대 득표율로 당선됐다. 직전 대선주자, 인천 계양을 재보궐선거 당선 등을 통해 당원·대의원들의 기대를 끌어모으며 전당대회 기간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대표는 당선 수락사에서 "재집권이라는 막중한 임무에 실패하면 저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난다는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겠다"며 "살을 깎고 뼈를 갈아 넣는 심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고 천명했다. 이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에도 정청래·서영교·박찬대·장경태 등 친명(친이재명)계를 표방하는 의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제1야당의 '이재명 지도체제'가 완성됐다.
실제로 이 대표의 취임 이후 거대야당 민주당의 선명성은 강해졌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박홍근 전 원내대표와 함께 지난 1년간 정부의 쌀시장격리를 강제하는 '양곡관리법', 간호사의 업무범위와 처우를 규정하는 '간호법', 합법 파업을 확대하는 '노란봉투법', 공영방송 이사회 규모를 확대하는 '방송법' 등을 줄줄이 강행했다. 또한 박진 외교부·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탄핵소추를 주도하며 대정부 견제도 강화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25일 통화에서 "이 대표 취임 이후 민주당이 '원내 1당으로서 할 일은 하자'는 기조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결과를 떠나 민주당의 행동력 자체는 강해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취임 전후로 불거진 '사법리스크'를 취임 1년까지도 떨쳐내지 못해 이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이 제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표는 올해 초부터 '성남FC 후원금 의혹', '대장동·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등으로 4차례의 검찰조사를 받았으며 최근 검찰로부터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소환조사도 통보받았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의혹' 등 당 관련 리스크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이 대표는 지난 2월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30여명의 이탈표에 직면하며 리더십 위기를 겪기도 했다.
선명성 강화와 함께 '강성지지층' 문제도 이 대표의 한계로 평가되고 있다.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은 이 대표에게 비판적인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를 공격하며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이 대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독일 강연 현장까지 찾아가 훼방을 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귀국한 이 전 대표와 회동을 갖고 총선공천 관련 TF에 친이낙연계 인사를 앉히는 등 계파갈등 해소 행보를 보였으나 강성지지층 문제로 친명·비명계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취임 2년차를 맞는 28일부터 양일간 민주당은 강원 원주에서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을 갖는다. 정기국회 대비 민생입법, 총선 대비 외연 확장 전략이 주로 논의될 예정이나 최근 '김은경 혁신위'가 제안한 '대의원제 폐지' 혁신안도 거론될 예정이다. 친명·비명계의 입장이 명확히 엇갈리는 주제인 만큼 취임 2년차를 맞는 당일 이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또한 비명계는 워크숍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전망을 놓고 이 대표에게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안이 나온 지도 보름이 넘었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도 가까워지는 만큼 당을 흔드는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며 "워크숍에서 대의원제·체포동의안 문제와 관련해 이 대표가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자신의 구속 가능성과 비명계의 견제가 이어지는 만큼, 이 대표의 2년차 전망이 밝다고 하긴 어렵다"며 "사법리스크·강성지지층 문제를 정리하고 총선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이 대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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