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야 아직 멀었다, 마음 비워라” 2002년 2루수 GG의 노파심…KIA 특급 유격수의 ‘헌신’[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마음을 비워야 한다…”
‘타이거즈 특급’ 박찬호(28)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도전한다. 25일까지 102경기서 360타수 107안타 타율 0.297 2홈런 39타점 55득점 22도루 장타율 0.367 출루율 0.356 OPS 0.723 득점권타율 0.337.
더 이상 타격이 약한 수비형 유격수가 아니다. 작년을 기점으로 타격에 완전히 눈을 떴다는 평가다. 히팅포인트에 가기 전에 미리 왼 어깨와 다리가 열리는 약점을 고쳤고, 변화구 공략 능력이 상당히 좋아졌다. 상, 하체가 따로 노는 듯한 움직임도 사라졌다는 평가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3.19으로 리그 23위이자 유격수 1위다. 유격수 WAR 2위가 2.72의 오지환(LG). 국내 유격수 NO.1 소리를 듣는 오지환을 제치고 골든글러브 1순위로 도약했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실제 박찬호의 꿈 중 하나가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에서도 “이제 목표라고 말할 수준은 된 것 같다”라고 했다. 큰 꿈을 안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간다.
그러나 김종국 감독은 노파심을 드러냈다. 25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아직 멀었다. 43경기(25일 경기 직전 기준) 남았다. 그 사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아시안게임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 너무 그것에 신경 쓰면 잘 안 될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마음을 비우고 팀에만 신경 써야 한다”라고 했다.
알고 보면 김종국 감독도 골든글러버다. 사실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수비형 내야수로 젊은 시절을 보내다 2002년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고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당시 김종국 감독은 133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0.287 8홈런 53타점 95득점 50도루로 맹활약했다. 건실한 수비를 바탕으로 전 경기에 출전한데다 도루왕까지 수상하면서 골든글러버가 됐다.
오히려 김 감독은 박찬호가 전 경기 출전을 의식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찬호는 25일까지 KIA가 치른 102경기에 모두 나간 유일한 선수다. 생애 첫 전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김 감독은 “풀타임 출전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 것이다. 풀타임으로 뛰고 있는데 힘들어 하면 후반 교체 등으로 체력을 조절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타격도, 수비도, 골든글러브도, 전경기 출전도 결국 체력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 무너진다. 다행히 박찬호는 더 이상 예년의 체력이 약한 박찬호가 아니다. 스프링캠프 때 손목 통증으로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한 걸 감안하면 대단한 2023시즌을 보낸다고 봐야 한다.
단, 김 감독이 그렇게 노파심을 가질 이유는 없을 듯하다. 박찬호는 지난 23일 수원 KT전서 결승타를 날린 뒤 KBS N 스포츠 중계진과 가진 인터뷰서 골든글러브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 시즌 박찬호의 모든 플레이를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팀 퍼스트 마인드를 어렵지 않게 느낄 것이다. 25일 광주 한화전 5회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서 2루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홈까지 파고 들었다. 경기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천금의 득점이었다.
박찬호는 “팀이 연승을 이어가 기쁘다. 최근 타격 컨디션이 괜찮아 나만의 타격 플랜을 세우고 매 타석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올 시즌 개인적으로 전 경기 출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 개인적인 목표에만 매몰되지 않고 팀이 승리하는 것에 보탬이 되고 싶다. 그러면 기록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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