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로 지하수 찾는 지오그린21… “지하수 이용률 높여야 가뭄·식수 해결”

장우정 기자 2023. 8.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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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연간 지하수 이용량은 29억톤(t)으로 전체 수자원 이용량의 8%가 채 안 됩니다.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비율은 1%(제주도 제외)도 안 되죠. 올 초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던 광주·전남지역은 장마 기간 최고 1000㎜ 넘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입니다. 지하수를 수자원으로 활용해야 기후변화로 인한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울·수도권 인구 약 1000만명이 팔당댐을 식수로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예요. 요즘처럼 가뭄·홍수가 번갈아 나타나면 가뭄을 대비해 물을 모아놓기도 어렵고 수시로 방류해야 합니다. 또 이곳이 오염되면 대책이 없습니다. 하류의 오염된 물을 정수 처리해서 상류로 다시 보내는 것도 큰 비용이 필요하죠. 인근의 깨끗한 지하수를 보조(대체) 수원으로 쓸 수 있다면 비용이 적게 들고 수자원도 다각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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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내벤처부터 20여년 지하수 연구
지하수 이용률 8%, 관정 대부분 관리 안돼

“우리나라의 연간 지하수 이용량은 29억톤(t)으로 전체 수자원 이용량의 8%가 채 안 됩니다.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비율은 1%(제주도 제외)도 안 되죠. 올 초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던 광주·전남지역은 장마 기간 최고 1000㎜ 넘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입니다. 지하수를 수자원으로 활용해야 기후변화로 인한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하수 엔지니어링 중소기업 ‘지오그린21′의 이명재 공동대표는 최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인공지능(AI)으로 숨겨진 지하수를 찾는 데 뛰어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2000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수리지구환경연구실에서 학내 벤처로 첫발을 뗀 지오그린21은 지하수 조사·평가를 주력으로 성장해 온 회사다. 터널을 공사할 때 주변 지하수가 고갈되는 환경영향이 발생하는지, 향후 오염 등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 관리·운영하는 식이다. 지난해 약 1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의 절반은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같은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에서 발생한다.

이명재 지오그린21 공동대표는 "20년 넘게 지하수라는 한 우물만 팠기 때문에 수자원, 기후 위기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장우정 기자

“서울·수도권 인구 약 1000만명이 팔당댐을 식수로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예요. 요즘처럼 가뭄·홍수가 번갈아 나타나면 가뭄을 대비해 물을 모아놓기도 어렵고 수시로 방류해야 합니다. 또 이곳이 오염되면 대책이 없습니다. 하류의 오염된 물을 정수 처리해서 상류로 다시 보내는 것도 큰 비용이 필요하죠. 인근의 깨끗한 지하수를 보조(대체) 수원으로 쓸 수 있다면 비용이 적게 들고 수자원도 다각화할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하수를 쓸 수 있는 관정(管井·지하수를 이용하기 위해 만든 우물) 시설이 신고된 것만 160만개”라면서 “해마다 늘고 있지만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 안 쓰는 것은 없애고 물이 잘 나오는 곳 중심으로 상수도처럼 관망을 만들면 물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개발가능량 대비 지하수 이용량은 전국 평균 22% 수준에 불과하다.

그는 “20년 넘게 300개 이상의 정부·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지형부터 시작해 토지 피복도(빗물을 얼마나 흡수하고 강물로 내보낼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지구 표면의 물리적 물질), 건물이 있는지 논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토지 이용 현황 등 다량의 지하수 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오그린21은 데이터를 활용해 어디에서 물이 많이 나올지 찾는다. 현재 AI 분석기법의 정확도는 80% 수준이다. 지오그린21은 정확도를 90%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디지털혁신실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최근 커지고 있는 생수 시장에서도 매출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생수로 만들 수 있는 물이 있는 지역을 찾아 개발한 뒤 업체에 파는 식이다.

그는 지하수의 가치가 높아지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하수 정화 기술도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오그린21은 중금속으로 오염된 지하수를 땅속에서 처리하는 공법의 현장 실증을 마친 상태다. 기존에는 오염된 지하수를 땅 위로 뽑아내 오염 물질을 제거한 뒤 다시 집어넣었다. 이 대표는 “수년이 소요되는 지상 정화 방식과 비교해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오그린21은 3년 뒤를 목표로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저장하거나 방사능 농도가 높은 고준위 폐기물을 땅속에서 처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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