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피프티 피프티' 중소돌의 성공이 부른 K팝 산업의 위기
지난 2월24일에 발매된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Cupid)'는 3개월 만에 한국 걸그룹 최초로 영국 오피셜 차트 TOP10, 최단기간 미국 빌보드 Hot100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더 놀라운 사실은 피프티 피프티가 대형기획사 소속이 아닌 '중소돌'(중소기획사 아이돌그룹)이라는 점이다.
대형 K팝 기획사는 작곡·프로듀싱·안무 등의 모든 작업이 가능한 '인 하우스 시스템'을 갖췄다. 피프티 피프티가 소속된 중소기획사 '어트랙트'는 인하우스 시스템이 없어 매니지먼트만 가능했다. 음악과 안무에 대한 부분을 '더 기버스'에 외주용역한 이유다.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큐피드' 표절 논쟁을 포함한 저작권분쟁과 아이돌의 불공정 전속계약, 그리고 대한민국 K팝 산업의 다양성과 발전을 위한 중소기획사 생존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담고 있다.
그룹의 내부균열은 표절 논쟁에서 시작했다. 지난 4월 외국의 한 가수가 자신의 곡과 큐피드가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어트랙트는 "큐피드는 작곡을 맡은 외주용역사 '더 기버스'의 안성일 프로듀서가 스웨덴 음악학교의 대학생 3명이 만든 곡을 9000달러에 매입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더 기버스'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곡의 저작권자로 등록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곡의 저작권은 처음에는 창작자인 스웨덴 대학생들이 가진다. 다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저작재산권은 계약에 따라 어트랙트가 보유할 수 있다. 외주용역사인 더 기버스의 대표자 명의로 저작재산권 약 95%가 등록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 7월18일 이례적으로 저작권료 지급중단을 결정했다.
피프티 피프티와 어트랙트의 전속계약 문제도 불거졌다. 연예인 불공정 전속계약은 계약기간이 10년 이상이거나 계약기간 동안 연예인의 활동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될 경우 등에는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보고 무효로 하는 판례가 있었다.
피프티 피프티의 경우 데뷔곡인 큐피드가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국내외 음원사이트와 콘서트 등을 통해 아직 수익이 실현되지 않은 단계에서 그룹 멤버들이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계약해지를 주장했다.
여기에서 짚어볼 중요한 사실은 이익이 실현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멤버들이 계약해지로 부담하게 될 위약금이나 손해배상보다 계약해지를 한 뒤 얻게 될 이익이 더 크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기획사는 기본계약서 외에 부속합의서를 작성한다. 기획사의 프로그램 제작비용과 홍보 마케팅비 등을 메우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기획사가 주최하는 부가콘텐츠, 광고, 공연, 방송 등에 대해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한을 갖도록 한다.
이런 점에서 피프티 피르티의 전속계약 해지 문제는 그동안 기획사가 갑이고 아이돌 멤버가 을이었던 불공정 계약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중소기획사의 존속 문제도 K팝 산업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K팝 아이돌 시스템이 대규모 기획사 주도로 세계적인 성과를 일궈낸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중소기획사의 경우 인하우스 시스템은 물론 소속사 선배의 지원, 광고·마케팅을 기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어쩌면 피프티 피프티의 성공은 철저한 계산에서 나온 것이 아닌, 예상치 못한 흥행이라 보는게 맞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프티 피프티의 성공은, 또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중소기획사의 성공은 한국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해도 좋은 노래라면 전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진정한 K팝의 글로벌화의 사례라는 점에서도 우리는 응원하는 것이다. 또 다른 중소돌의 기적이, K팝의 분화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점에서 피프티 피프티의 성공을 바라보게 된다는 얘기다. 이번 사태가 빠른 시일 안에 합리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 그래야 또 다른 중소돌의 기적을 기다릴 수 있다.
함상완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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