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과 박정희 시대는 대한민국 성공의 맹아기”
유석재 기자 2023. 8. 26. 03:04
건국과 부국
김일영 지음 | 기파랑 | 492쪽 | 1만9000원
제목의 건국(建國)이란 이승만 전 대통령, 부국(富國)이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할을 말한다. 이 책은 거시적이고 비교사적 시각에서 1945년 광복부터 1972년 유신 체제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를 재조명한다. 이승만의 농지개혁은 한국 사회의 계급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았고 공산화를 막았으며, 한국은 이를 토대로 정치·경제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박정희 정부의 한·일 국교 정상화와 베트남 파병은 비판받을 점도 있지만 발전 국가의 부족한 물질적 가치를 이루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많은 사람이 그의 요절을 안타까워한 김일영(1960~2009) 전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책을 2004년 처음 출간했다. 수정주의와 좌파 사관이 이승만·박정희 시기를 ‘악(惡)의 시대’인 듯 규정할 때였다. 김 교수는 그 시대가 대한민국의 성공을 이룬 맹아기였음을 학문적으로 꼼꼼히 밝혔다. 부산 정치 파동을 ‘대통령제 체제 선택의 문제를 해결한 사건’으로 재해석했고, 경제 발전의 선(先)성취가 민주주의를 낳는 것이 영국을 제외한 세계사의 흐름이었다고 짚었다. 이승만·박정희 긍정론의 이론을 갖춘 이 책은 절판된 뒤 중고 서점에서 16만원을 호가했다고 하는데, 이번에 복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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