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알람·아기 울음·경적 소리 들리면 청각도우미견 솔이가 달려갑니다

이태훈 기자 2023. 8. 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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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세마리

청각도우미견 솔이, 함께여서 좋아!

스즈키 반코 지음 | 유하나 옮김 | 곰세마리 | 32쪽 |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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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 뚜~ 뚜~’. 초롱초롱 빛나는 눈을 가진 하얀 개 솔이가 이른 아침 알람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운다. 먼저 안방의 엄마를 흔들어 깨운 뒤, 옆방으로 가 민준이에게도 아침 인사를 한다. 민준이네 식구는 다섯. 엄마, 아빠, 민준이와 아기 민지, 그리고 청각장애인 도우미견 ‘솔이’다. 식구들 중 귀가 들리는 건 솔이뿐이다.

모두가 분주한 아침 시간, 솔이는 식구들 누구 못지 않게 바쁘다. 주전자의 물이 끓어 소리를 내면 넘치지 않도록 알리는 것도, 빨래가 끝났다는 ‘딩동댕’ 소리나 아기 민지가 깨서 울고 있다는 걸 알리는 것도 모두 솔이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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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도우미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근래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앞장서 주인을 이끄는 시각장애인 도우미견은 대개 리트리버 같은 큰 개. 하지만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은 소리에 민감하고 호기심이 강한 요크셔테리어, 몰티즈, 푸들 등 작은 개가 많다. 이 때문에 일반 반려견과 혼동하는 경우도 생긴다. 식당이나 공공장소 입장을 거부당했다는 뉴스도 잊을만 하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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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이네 일상은 솔이 덕분에 훨씬 수월해졌다. 노란 도우미견 조끼를 입고 함께 병원에 가서 엄마에게 진료 순서를 알려주는 것도, 저녁 준비에 바쁜 엄마 대신 민준이에게 목욕물을 다 받았다고 알려주는 것도 솔이의 일. 경적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엄마와 민준이에게 빠르게 다가오는 자전거의 위험을 알려 구해내는 장면에 이르면, 독자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감사하는 마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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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견과 함께하는 청각장애인 가족의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책. 이들의 생활에 도우미견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이해할 수 있다. 북을 칠 때의 진동으로 사물놀이를 배우는 민준이 모습에서 청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이해도 넓어지고, 도우미견이 귀엽다고 말을 걸거나 쓰다듬으면 안 된다는 것 등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에티켓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의 추천과 감수를 받아 사용하는 용어도 정확히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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