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산주의자 추모공원, 사회 통합 무너뜨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김한길) 출범 1주년 성과 보고회에서 “어떤 공산주의자에 대한 추모 공원을 어떤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회 통합과 관용에 부합하는 듯한 것으로 해석된다면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연대와 통합의 기반이 무너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광역시가 세금 48억원을 들여 중국 인민해방군과 북한 인민군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을 기리는 역사 공원을 조성하려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6·25 남침 때 중공군으로 참전한 공산주의자 정율성을 기리기 위해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국민 통합 차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비공개로 진행된 보고회 발언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도 “국민 통합은 방향성과 기제(機制)가 있어야 하고, 그 기제는 단기적인 이해관계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면서 “자유의 법적 권리를 인권이라고 표현하고 자유와 인권이 구현되도록 하는 것이 법치라는 틀인데 이러한 보편적 가치가 바로 국민 통합의 기제이고 우리가 통합해야 하는 목적이자 방향”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통합위원들에게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가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되도록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국가와 국민 통합은 자유·인권·법치를 핵심 가치로 삼는 자유민주주의 틀 안에서 다양성이 존중되는 것이란 뜻이다.
윤 대통령은 또 “어떤 분들은 새가 하늘을 날려면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다 필요하다고 말한다”면서 “그러나 날아가는 방향이 같아야 오른쪽 날개와 왼쪽 날개가 힘을 합쳐 날 수 있지 오른쪽 날개는 앞으로 가려고 하고 왼쪽 날개는 뒤로 가려 한다면 그 새는 날 수 없고 떨어지게 돼 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가) 어떤 쪽이든, 어떻게 조화를 하든 날아가는 방향이 같아야 한다”면서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 (같은) 사기적 이념에 우리가 굴복하거나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며 우리의 한쪽 날개가 될 수 없다는 점은 국민 통합을 추진해 나가는 모든 분이 공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율성 공원 사업 철회를 요구하자 “ ‘적대의 정치’는 그만하고 다른 것, 다양한 것, 새로운 것을 반기는 ‘우정의 정치’를 시작하자”고 했다. 포용과 국민 통합 차원에서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정율성은 의열단 활동을 하다가 중국 공산당 당원이 됐고, 훗날 중국과 북한의 군가를 작곡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의 6·25 남침에 가담한 사람을 국가 통합 차원에서 추모하는 것은 사회적 다양성 차원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윤 대통령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통합위 김한길 위원장과 통합위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행안부 감사관실은 최근 광주시에 정율성 역사 공원 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들에게도 정율성 공원 사업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더 자유로운 가운데 더 풍요롭고 더 높은 문화와 문명 수준을 누리고, 모든 인류와 평화롭고 번영되는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결국 우리의 방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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