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홍범도 등 독립운동 5인 흉상 옮기겠다”… 기념 단체·광복회 반발

이종섭 국방 “공산주의 경력 있어”
학교 측 “철거 아닌 다른 곳 이전”

지난 2018년 제99주년 '3·1절'을 맞아 열린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전쟁 영웅' 흉상 제막식. (육군사관학교 제공) /뉴스1

육군사관학교가 “2018년 생도 학습 건물 중앙 현관 앞에 설치된 홍범도·지청천·이회영·이범석·김좌진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교내 다른 장소나 교외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종섭 국방부장관도 이날 국회에 출석해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정부에서 건국훈장을 받았던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 경력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장관은 “육사 교내에 있는 기념물을 다시 정비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가능하면 육군 또는 육사의 창설, 군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로 하는 방향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육사도 “홍범도 등 독립군·광복군 영웅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국난 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의 논란이 있어 재정비 대상에 포함됐다”고 했다. 육사 관계자는 “흉상 이전이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좌진 장군 기념 사업회 등 관련 단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지우기’를 하려다가 우리 ‘국군의 정통성’을 뿌리째 뒤흔드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마시길 바란다”면서 “반(反)헌법적 처사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회영 선생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 정기를 들어내려 했던 시도와 다름없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 회장은 “주무 장관이 철거 계획 백지화를 국민에게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