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간 여가부 장관, 잼버리 질의는 불참 野, 화장실까지 뒤져

김은지 기자 2023. 8. 2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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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 관련 현안질의가 예정됐던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했다.

여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이 국회 경내에서 대기 중이라는 소식에, 김 장관의 전체회의 참석을 요구하며 직접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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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위 잼버리 현안질의 파행
장관 안나오자 대변인 쫓아가 추궁
野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해야”
與 “화장실까지 쫓아가 괴롭혀”
25일 오전 ‘잼버리 파행’ 관련 현안 질의를 하기 위해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불참으로 파행된 가운데 김 장관이 국회 경내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인숙 위원장(앞)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김 장관을 찾아다니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진은 권 위원장 등이 여성 화장실로 들어간 조민경 여성가족부 대변인(정면 안경 쓴 사람)을 쫓아가 김 장관의 소재를 따져 묻는 모습.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 관련 현안질의가 예정됐던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파행했다. 여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이 국회 경내에서 대기 중이라는 소식에, 김 장관의 전체회의 참석을 요구하며 직접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이 여가부 대변인을 쫓아 여자 화장실까지 따라가 장관 소재를 따져 묻는 촌극이 빚어졌다.

● 의원들, ‘김현숙 찾기’ 숨바꼭질

여야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앞두고 전날 밤까지 참고인 채택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던 잼버리 개영식 당일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는 이유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의 출석을 요구했는데 여당이 이를 거부하면서다.

국민의힘은 회의 불참을 최종 통보했고, 결국 이날 회의장에는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야당 소속 여가위원들만 참석한 채 개의가 30분 이상 지연됐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과 김 장관이 모두 불출석한 점을 성토하며 대책을 논의하던 중 여가부가 ‘김 장관이 국회에서 출석을 대기 중’이라고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로 공지한 사실을 전해 듣고 직접 국회에서 김 장관 찾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가위원장을 비롯해 양경숙 양이원영 등 의원들은 화장실에 있던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을 발견한 뒤 몰려가 김 장관의 소재에 대해 따져 물었다. 조 대변인이 “장관이 국회에 있다”고 답변하자 권 위원장은 “장관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라”, “어디 화장실로 도망가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들은 김 장관을 찾아내겠다며 상임위 회의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과 국무위원 대기실이 있는 3층도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회의장으로 복귀했다. 조 대변인은 이날 오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장관은 국회 경내에 있었다”고만 답했다.

● 野 “장관 해임 건의안 요구”

김 장관과 여당이 끝내 불참한 가운데 반쪽으로 열린 회의에서 야당은 김 장관의 불출석을 성토하며 ‘해임 건의’ 카드까지 언급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여가부 장관의 귀책 사유를 묻고 책임을 물어 법안을 검토하신다든지 상임위 차원에서 장관 해임 건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도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김 장관이 거듭) 출석 요구를 거부한다면 국무위원을 대표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출석을 요구해 명백한 사과와 해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단 김 장관 출석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 위한 ‘국무위원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하고 오전 중 정회했지만, 그 뒤로도 한 시간 넘게 김 장관이 출석하지 않자 결국 산회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이었던 민주당 김윤덕 의원도 이날 출석 요구에 대비해 경내에서 대기했지만 회의 파행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정쟁을 멈추고 상임위나 국정조사를 통해 꼭 불러 달라”며 “만약 국회에서 증언이 무산된다면 5인 조직위원장과 전북도지사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여당과 협의해 추후 현안질의 일정을 다시 잡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소동에 대해 국민의힘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페이스북에 “화장실까지 쫓아가서 여가부 대변인을 괴롭히는 건 또 무슨 경우냐”며 “입버릇처럼 인권 얘기하던 당 맞느냐. 왜 국회에서 ‘런닝맨’을 찍으시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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