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저금리 기대했단 낭패’… ‘영끌’에 또 경고 날린 한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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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빚이 다시 급증하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영끌족'에 대한 경고장을 꺼내 들었다.
이 총재는 그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비용(금리)이 지난 10년처럼 1∼2%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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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청년층을 향해 “지금 젊은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했다.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집을 샀다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앞서 3월에도 젊은 세대에게 “부동산 투자 불패가 미래에도 계속될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의 우려대로 최근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계대출은 급속히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로 서울 아파트 값은 14주 연속 올랐고, 상승 폭은 1년 9개월 만에 최대로 커졌다. 지방 아파트 가격도 68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심상찮은 집값 움직임 속에 주택담보대출은 2분기에만 14조 원 넘게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이 여파로 주춤하던 가계 빚도 증가세로 전환해 1863조 원에 육박했다.
무엇보다 지난 정부에서 집값 폭등을 경험했던 젊은층이 이번에도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영끌에 나서고 있어 우려스럽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입자의 36%가 2030세대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달 5조6000억 원 불어난 주택담보대출은 향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작지 않다. 가뜩이나 중국발 위기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가계 빚 증가세를 조기에 억제하지 못하면 금융 안정을 위협하고 실물경제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만 놓고 보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중국발 악재 등으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쉽지 않다.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도 5연속 금리를 동결한 건 이 때문일 것이다. 결국 정부가 그동안 부동산 경착륙을 막겠다며 느슨히 했던 각종 대출 규제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개인도 영끌 투자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가계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제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보다는 가계부채 연착륙에 만전을 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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