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정치적 신념을 그림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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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는 자유 시민사회로의 전환기였던 19세기 초 유럽 사회를 배경으로 등장했다.
봉건 왕정과 제도로부터 개인의 해방, 일체의 외부적 권위를 배제하는 자유주의를 향한 열정이 표출되던 시대였다.
그는 자유주의 이념을 향한 시대의 분위기에 동조하는 내용을 그림에 담으려 했다.
선보다는 거친 붓자국과 색채를 강조해서 그림 전체의 분위기를 살린 것도 낭만주의적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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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는 자유 시민사회로의 전환기였던 19세기 초 유럽 사회를 배경으로 등장했다. 봉건 왕정과 제도로부터 개인의 해방, 일체의 외부적 권위를 배제하는 자유주의를 향한 열정이 표출되던 시대였다. 시대적 흐름을 예술로 담아내기 위해서 낭만주의가 그 중심에 자리 잡게 됐다. 예술적 자유가 강조되고, 그것이 천재의 특권이 아니라 재능 있는 예술가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카를로스 4세와 그 가족’은 그가 궁정화가였을 때 왕의 가족을 그린 그림이다. 그림 그리는 자신의 모습을 그림 안에 넣어 파격적인 구성을 시도했고, 강한 명암대비 속에서 빛과 그림자의 미묘한 조화를 담아냈다. 선보다는 거친 붓자국과 색채를 강조해서 그림 전체의 분위기를 살린 것도 낭만주의적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고야는 궁정화가였지만, 시대적 분위기에 역행했던 카를로스 4세에 대해서 호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이 그림에서 자신의 그런 정치적 관점을 왕의 가족에 대한 묘사를 통해서 암시하고 있다. 왕의 모습은 자만심이 넘쳐 보이지만, 위엄 있기보다 촌스럽고 우둔해 보인다. 왕비도 뚱뚱하고 심술 맞은 중년 여인의 모습이다. 자유주의를 동경하던 고야는 이렇게 인물들의 특징을 묘사하면서 자신의 나라 스페인의 군주제를 비아냥거린다는 뜻을 표현했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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