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득점→적시타→레이저 송구까지…단 한 번도 빛나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김태근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빈이 무실점을 지켜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두산 베어스 김태근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우익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4연승의 선봉장에 섰다.
지난 5일 KT 위즈와 홈 맞대결 이후 단 한 번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던 중 기회가 찾아왔고,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1회부터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0-0으로 맞선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태근은 SSG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초구 144km 직구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냈다.
김태근이 돋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안타를 친 이후였다. 김태근이 친 안타는 장타를 노리기에는 어려운 타구였다. 하지만 김태근은 1루 베이스에 도달한 이후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고, 2루 베이스를 향해 내달렸다. 그 결과 단타성의 타구로 2루타를 만들어냈고, 이는 두산의 선취점으로 이어지게 됐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태근은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3회말 1사 3루에서 다시 한번 김광현과 맞붙었고 5구째 145km 직구를 제대로 공략했다. 이번에도 김태근의 타구는 좌익수 방면으로 향했고, 3루 주자 조수행이 홈을 밟으면서 두산은 2-0으로 간격을 벌리는데 성공했다. 이후 공격에서 활약은 없지만, 수비에서 김태근 한차례 또 빛났다.
두산이 7-0으로 앞선 7회초 2사 2루의 실점 위기에서 SSG 한유섬이 친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됐고, 2루 주자였던 김강민이 홈을 향해 내달렸다. 점수차가 큰 상황으로 한 점을 줄 수도 있었지만, 김태근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그는 한유섬의 타구를 잡아낸 뒤 홈을 향해 '레이저 송구'를 선보였고, 김강민을 잡아내면서 두산의 '토종 에이스' 곽빈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듭짓는데 큰 힘을 보탰다.
20일 만의 첫 선발 출전이자, 데뷔 첫 리드오프로 맹활약한 소감은 어땠을까. 김태근은 "데뷔 첫 리드오프로 출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엄청 설렜다. 경기 직전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조)수행이 형이 똑같이 편하게, 자신 있게 하라고 조언해준 덕에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이날 김광현에게 뽑아낸 2개의 안타가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는 "경기 전 전력분석 미팅 때 상대 선발투수가 초구에 직구 승부가 많다는 사실을 듣고 노림수를 가져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부담을 덜었다. 전력분석 파트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미소를 지었다.
7회 '레이저 송구'에 대해서는 포수 안승한의 공으로 돌렸다. 김태근은 "후진 수비 중이었는데, 전광판 스코어보드를 보니 (곽)빈이가 무실점 중이었다. 완봉승도 가능한 페이스였기 때문에 강한 타구가 오면 어떻게든 주자를 홈에서 잡아 빈이의 무실점을 지켜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내가 아닌 송구를 잘 잡아준 (안)승한 선배가 만든 보살"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근은 "긴 재활 기간 동안 힘들었는데, 최근 조금씩 기회를 받으며 약간은 보상받고 있는 것 같다"며 "이천에서 함께 고생했던 트레이닝 파트와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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