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사이배슬론 동메달... 서울시 명예시장 됐다
하반신마비 장애를 딛고 사이배슬론(cybathlon) 국제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주현(23·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씨가 서울시 명예시장이 됐다.
서울시는 ‘명예시장 선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씨를 포함해 서울시 명예시장을 총 16명 위촉했다고 25일 밝혔다. 명예시장은 위촉 후 1년 동안 무보수로 장애인·문화·환경·디자인 등 각 분야에서 서울시 정책 수립과 홍보 활동을 벌인다.
이씨는 장애인 분야 명예시장으로 선정됐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9년 1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됐다. 택시를 타고 할머니 병문안을 가던 중 맞은편에서 오던 신호 위반 차량과 충돌한 사고였다. 교통사고 후 5개월 뒤부터 이씨는 이듬해 11월 열리는 사이배슬론 대회와 대학 입시를 동시에 준비했다. 훈련을 위해 웨어러블 로봇을 연구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경철 교수 연구팀에 합류했다.
사이배슬론은 인조인간을 뜻하는 사이보그와 경기를 뜻하는 라틴어 애슬론의 합성어다. 장애인들이 웨어러블 로봇 같은 장치를 착용하고 기량을 겨루는 대회다. 이씨는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출전했다.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10분 내로 6개 장애물을 통과해, 가장 높은 점수와 빠른 시간을 기록한 선수가 우승하는 종목이다. 이씨는 대회에서 5분 51초로 3위를 기록해 동메달을 수상했다. 그해 이씨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에 합격해 대학 생활도 시작했다.
이씨는 이날 위촉장을 받고서 “장애인이 된 이후 겪었던 청년 장애인의 사회 진출 과정과 어려움을 알리고, 현장에서 필요한 청년 장애인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화 분야에서는 국립 발레단 단장을 역임한 최태지(64) 한국무용협회 수석 부이사장이, 관광 분야에서는 진홍석(62) 사단법인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회장이, 환경 분야에서는 정연만(62) 전 환경부 차관이 각각 명예시장으로 선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명예시장 제도를 통해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듣고 소통해 공감이 가능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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