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차 지명→토미존 서저리→데뷔 6년 만의 프로 첫 10승 달성한 곽빈 “적당한 때에 10승 달성했다. 아시안게임 에이스는 세웅이 형과 동주”
프로야구 두산의 우완 선발 곽빈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2018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에 성공했다.
수술에 이은 재활로 2019, 2020시즌을 통째로 날린 곽빈은 2021시즌 선발로 변신해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98.2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무려 79개나 내줄 정도로 극악의 제구력을 보였지만,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2시즌엔 147.2이닝을 던지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소화했다. 전 시즌에 비해 50이닝 가량 늘었음에도 볼넷은 60개를 내주며 제구력이 향상된 모습이었다. 평균자책점도 2021시즌 4.10에서 2022시즌 3.78로 나아지며 정상급 토종 선발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임을 증명했다. 후반기의 맹활약을 발판삼아 국가대표로도 뽑혔다.
2023시즌엔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특히 시즌 시작인 4월엔 5경기에서 30.2이닝을 소화하며 자책점은 단 3점(6실점)만 내주며 월간 평균자책점이 0.88에 불과할 정도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고질병인 제구는 아직 들쑥날쑥한 모습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이닝 당 볼넷은 4.02개로 2022시즌(3.66개)에 비해 늘었다. 다만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피안타율이 0.199로 2022시즌(0.253)에 비해 5푼 이상 낮춘 결과 커리어 첫 2점대 평균자책점도 가능해 보인다.
8회까지 투구수가 102개였기에 완봉을 위해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었지만, 이승엽 감독은 무리시키지 않았다. 이날 1군에 콜업된 김유성을 올렸고, 김유성은 10-0의 큰 점수차 속에 마운드에 올라 1점만 내주고 경기를 끝냈다.
경기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선 곽빈은 “앞선 세 경기에서 승리가 나오지 않아 저 혼자 흔들렸던 것 같은데, (최)원준이형이 하다 보면 나오는 것이라고 해서, 마음 편안한 상태로 오늘 던졌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일 한화전 승리로 9승을 달성했던 곽빈은 6일 KT전, 12일 한화전, 20일 NC전에서 모두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이날 우익수로 나선 김태근은 데뷔 첫 리드오프로 나서 선취득점을 올렸고, 7회엔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곽빈의 무실점 투구를 이어주기도 했다. 곽빈은 “(김)태근이형이 제가 먼저 고맙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잘 던졌다고 말해주셨다. 제 배명고 선배님이기도 하다. 그래서 믿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올 시즌 곽빈에게 남은 목표는 뭘까. 평균자책점 2점대 유지는 아니냐고 묻자 곽빈은 “후반기 초반만 해도 2점대 유지를 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언제부터 2점대 투수였나 싶더라고요. 3점대로 가더라도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곽빈은 다음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멤버로 가게 된다. 곽빈의 후반기 부진에 에이스가 흔들린다는 걱정이 나온 곳도 사실이다. 이런 얘기에 곽빈은 고개를 저으며 “제가 아무리 잘 던져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에이스는 (박)세웅이형(롯데)과 (문)동주(한화)입니다. 저는 절대 아닙니다. 동주한테도 얘기해뒀습니다. ‘동주, 네가 해야 한다고’라고요. 다같이 으쌰으쌰해서 잘 해보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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