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체중 272kg"..분장X연기 '커리어 하이' 찍은 배우들 [Oh!쎈 레터]
[OSEN=최나영 기자] "분장이 인물을 넘어서지 않는다"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마스크걸'의 배우 안재홍이 데뷔 후 가장 파격적인 캐릭터 변신으로 화제다. 특히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안재홍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놓은 분장. 분장이 캐릭터 완성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다시금 환기시킨 사운데 분장과 연기의 시너지가 폭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케이스들을 국내외 연예계에서 살펴봤다.
- '마스크걸' 안재홍, 이래도 돼?
‘마스크걸’ 안재홍은 주오남 캐릭터로 커리어에 새로운 정점을 찍었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극 중 BJ '마스크걸'의 광팬 주오남을 연기한 안재홍의 파격 비주얼이 연인 화제로 연기력과 맞물려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안재홍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분장한 모습을 봤을때 느낌을 묻자 “약간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안재홍은 “저희가 여러 버전을 테스트 하면서 지금의 주오남의 외형, 체형을 만들었다. 딱 그 형태가 갖춰졌을때는 뭔가 이미 분장실을 나서는 순간부터 캐릭터로서의 무언가가 단단하게 자리 잡은 느낌이라 오히려 굉장히 크게 도움 받았다”고 말했다.
작품을 위해 살을 10kg 찌우고 탈모 분장을 한 그는 "주오남은 체형이 더 보여지는 캐릭터이길 바라서 몸 안에 살집을 만드는 특수분장을 했다”며 “매 회차 2시간 정도 머리나 가발 분장과 피부톤을 만들어주셨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송종희 분장감독은 "넷플릭스에 릴리즈가 되고 스스로에게 '분장이 인물을 넘어서지 않는다. 그 선을 절대적으로 지킨다'라는 철칙이 적용 됐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배우들의 얼굴에 분장이 얹어지면서 그 배우가 이전과 다르게 재평가 되기를, 작품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초초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또 주오남의 분장 콘셉트에 대해 송종희 감독은 "(모친) 김경자의 죄책감, 부모에게 물려받는 유전자와 연결시키고 그 흔적을 남기는 것을 콘셉트로 가져왔다. 누구에게나 고유의 유전자가 존재한다. 유전자는 각각의 고유한 삶으로 발현되는 씨앗인데, 나와 다르다는 것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부족한 현실이기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족쇄가 된다"며 "이러한 것들은 자존감을 낮추고, 관계 안에서 피해의식을 낳는다. 이러한 배경들을 토대로 정수리 탈모, 비만, 수시로 긁어 흔적을 남기는 아토피 등을 리얼하게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분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오남이라는 인물이 혐오감으로 보이지 않기를, 누군가는 공감 가능한 측은지심으로 여겨져 감정 이입되는 인물로 보이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 브렌든 프레이저, 삶 굴곡 이겨내고 272kg 캐릭터로 새로운 전성기
최근 파격 분장에 힘입어 배우로서 찬란한 새로운 시작을 알린 이는 브렌든 프레이저다.
영화 '조지 오브 정글', '미이라'를 통해 미남배우로 유명했던 프레이저는 '블랙 스완'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신작이자 272kg의 거구로 세상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대학 강사가 9년 만에 만난 10대 딸과 쓰는 마지막 에세이를 담은 작품 '더 웨일'에서 기막힌 변신을 꾀하며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22여개의 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2023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프레이저에게는 길다면 긴 암흑기가 있었다. 영화 촬영 중 생긴 부상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거치며 원치 않는 휴식기를 가져야 했다. 게다가 영화계 주요 인사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성대 결절과 우울증 등이 더해지면서 활동을 중단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그는 '더 웨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프리미어에서 7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화려하게 복귀에 성공했다.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감격한 브렌든 프레이저가 극장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은 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이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공로상을 수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남우주연상 수상, 각종 비평가 협회상을 수상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프레이저의 부활을 고대하던 관객과 팬들은 ‘브레네상스(브렌든+르네상스의 합성어)’라는 태그와 함께 그의 복귀를 축하했으며, 그는 GQ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샤를리즈 테론, 금발 미녀는 없다..모두가 놀란 연쇄살인마
샤를리즈 테론이 분장과 연기력을 통해 배우로서 그 진가를 발휘한 작품은 단연 '몬스터'다.
2004년 개봉한 '몬스터'는 미국 최초 여성 연쇄 살인마 에일린 워노스의 생애를 다룬 영화. 테론은 극 중 연쇄살인마 에일린 역에 완벽 몰입하기 위해 특별히 분장에 많은 시간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론은 할리우드 대표 금발 미녀이자 '에스콰이어' 선정 가장 섹시한 여배우로 뽑혔던 인물. 하지만 눈부신 미모를 지우고 전에 없던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그녀는 캐릭터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며 15kg 증량, 눈썹 제거, 의지 및 특수렌즈 착용 등을 통해 완벽하게 에일린으로 변신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테론에게 생애 첫 오스카 여우주연상이란 영광으로 이어졌다.
그런가하면 테론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더 이상 영화 역할을 위해 극적인 육체적 변화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알리기도. 그녀는 "내가 27살이었을 때 '몬스터'를 했다. 난 하룻밤 사이에 30파운드(약 13.60kg)를 뺐다. 난 세 끼를 굶었고 정상 체중으로 돌아왔다"라면서 하지만 2018년 영화 '툴리'에서의 역할로 43세에 다시 체중이 늘었을 때 몸무게를 빨리 줄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테론에게 '몬스터' 같은 극적인 외형 변신은 다시 없을 것이란 말이기도 하다.
- 니콜 키드먼, 전설의 매부리 코..생애 최고의 연기
호주 출신 미녀 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니콜 키드먼은 영화 '디 아워스'를 통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03년 개봉한 '디 아워스'에서 실존인물인 1923년의 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를 연기한 니콜 키드먼은 매부리 코로 대표되는 파격적인 외모 변신을 꾀하며 생애 최고의 연기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그 해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석권하며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았다.
실제 울프의 매부리코를 묘사하느라 보형물 분장을 한 탓에 니콜 키드먼인지 알아보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 당시 관객들의 충격은 상당했으며 그렇기에 지금까지도 전설의 분장으로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 진하게 염색한 푸석푸석한 헤어스타일, 화장기 없는 얼굴, 하지만 이지적인 포스로 가득했던 울프의 분장은 키드먼의 연기력을 최상위로 서포트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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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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