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성폭행 살인’ 최윤종 검찰 송치, 군 복무 때 무장 탈영 전력도

25일 관악경찰서에서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의 피의자 최윤종이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이태경기자

서울 관악구 대낮 성폭행·살인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 최윤종(30)이 25일 검찰에 넘겨졌다. 이날 오전 7시쯤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하기 위해 관악경찰서 나선 최윤종은 “왜 범행을 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우발적이었다”고 답했다. “사망한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는 “죄송하다”고 했다.

최는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 한 공원 산책로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흉기로 무참히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성폭력범죄특례법 상 강간 등 살인죄)를 받고 있다. 이 법으로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된다. 당초 그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死因)이 ‘경구 압박 질식에 의한 저산소 뇌손상’이라고 나왔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추궁 끝에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 목을 졸랐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과 육군 등에 따르면 최윤종은 2014년 말 군에 입대한 뒤 2달 만인 2015년 2월 총기를 들고 탈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강원 영월군 봉래산 일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마치고 야외 텐트를 정리하던 중 최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훈련장을 무단 이탈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최는 K-2 소총을 휴대하고 탈영했지만 산 속에 총을 숨겨놨었고, 실탄은 없었다. 탈영 후 군복을 갈아입기 위해 영월의 한 의류 매장에 들른 최를 수상하게 여긴 가게 주인의 신고로 그는 탈영 2시간 만에 붙잡혔다. 당시 검찰은 최를 기소유예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검사 4명을 투입해 전담수사팀(팀장 김봉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장)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하게 보강 수사를 벌여 범행의 전모를 명확히 규명하고, 피의자가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유족의 입장을 세심하게 경청해 피해자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