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 폭탄” “걱정보다 덜 나왔네”…전기요금 희비
4개월 연속 주택 소비량 감소 등 ‘절전’ 영향…사용량 따라 엇갈린 반응
사용 줄인 가구 ‘안도’…1000kWh 이상 쓴 ‘슈퍼유저’ 수십만원 청구서도
세종시에 거주하는 A씨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예상보다 적게 나와 안심했다. 369킬로와트시(kWh)를 사용한 A씨에게는 전기요금으로 6만5460원이 부과됐다. A씨는 “지난해와 비교해 전기 사용량이 조금 줄었는데도 요금이 1만5000원 더 나왔다”며 “전기요금이 워낙 크게 올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상했던 것처럼 폭탄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달 쓴 전기요금 고지서가 날아오기 시작했지만 전기요금 폭탄을 호소하는 사례는 예상보다 적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전기요금이 지난해 여름 이후 kWh당 28.5원이나 인상됐지만, 전기요금이 걱정했던 것만큼 많이 오르지는 않았다는 가구들이 많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기를 아껴 쓴 가구가 늘어서다.
25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용 전력 소비량이 전년 대비 4%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용 전력 소비량도 1년 전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주택용 전력 수요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7월 평균기온이 25.5도로 전년(25.9도) 대비 0.4도 낮아진 영향도 있었다.
그러나 전기를 많이 쓴 가구 중에는 요금이 평소의 2배 넘게 나온 사례도 있다. 서울에 사는 B씨는 최근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고 당황했다. 지난해 7월 6만원 조금 더 나왔던 전기요금이 지난달에는 12만4400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B씨는 “전기 사용량은 지난해보다 30% 조금 더 썼는데 요금은 2배나 올라서 몇 번이나 고지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 달에 1000kWh를 쓴 이른바 ‘슈퍼유저’ 가구는 말 그대로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C씨는 7월분 전기요금을 40만원 가까이 내게 됐다. 40평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C씨는 “집에 아기도 있어 에어컨을 계속 가동했지만 전기요금이 38만원이나 나와 놀랐다”며 “너무 요금이 많이 나와 관리사무소에 문의했다”고 했다.
이는 한국전력이 전기를 특히 많이 쓰는 고객의 절전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여름철(7∼8월)과 겨울철(12∼2월) 가정용 전기 고객을 대상으로 ‘슈퍼유저’ 요금을 따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전력 사용량이 1000kWh를 넘는 소비자에게는 최저 요율(kWh당 120원)의 6배인 kWh당 736.2원의 최고 요율이 적용된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에너지 캐시백’ 등 전기요금을 줄이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정한 수준까지 전기 사용량을 줄여 kWh당 전기요금을 최대 100원까지 깎아주는 에너지 캐시백을 받은 가구가 지난달 32만가구다. 절약에 성공한 가구가 쓴 평균 전력 사용량은 276kWh로, 과거 같은 기간 평균(346kWh)보다 70kWh 적다.
태양광 발전 설비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을 아끼는 가구도 있다. 한전에 태양광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면 한전이 그만큼 조합원들의 전기요금을 상계처리해 깎아주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 투자 플랫폼 ‘모햇’에 따르면 이들 가구는 지난달 평균 1만5734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했다.
한편 올해 한전이 약 7조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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