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상 첫 ‘전 대통령 머그샷’

김유진 기자 2023. 8. 2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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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복’ 트럼프, 구치소 수감됐다 보석금 내고 20분 만에 석방
CNN “역사 남을 이미지”…트럼프 “항복 없다” 엑스 계정 복귀
미국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 측은 24일(현지시간) 20여분간 수감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석방 1시간쯤 뒤 머그샷을 공개했다. AP연합뉴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검찰에 출두했다. 이날 공개된 범인 식별을 위한 사진인 ‘머그샷’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을 굳게 다문 채 눈을 부릅뜨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5분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도착했다. 그는 이후 체포 절차를 밟은 뒤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았으며 다른 용의자들처럼 머그샷을 촬영했다. 지난 4월 이래 네 차례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그샷을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트럼프가 머그샷을 찍은 최초의 전직 미국 대통령이 됐다”며 ‘역사에 길이 남을 이미지’라고 표현했다.

이전 세 번의 기소에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인정받아 머그샷 촬영을 피할 수 있었지만, 풀턴 카운티 구치소 측은 “모든 사람은 똑같이 대우받을 것”이라며 예외가 없을 것임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 속 표정은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계산된 연출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참모진과 함께 출두에 앞서 사전 논의한 끝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그샷을 통해 저항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결정했으며, 웃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고 CNN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감 번호는 ‘P01135809’이며 키는 6피트3인치(190㎝), 몸무게는 215파운드(97.5㎏), 머리카락 색은 금발 또는 딸기(strawberry·아주 옅은 빨간머리)로 기록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이 검찰과 사전에 합의한 대로 20만달러(약 2억6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20분 만에 풀려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개표 결과를 전복하려 한 혐의로 지난 14일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머그샷과 함께 “선거 방해” “항복은 절대 없다”는 문구를 게재하면서 엑스에 복귀했다. 트럼프 캠프는 곧바로 머그샷을 선거 후원금 모금 사이트에 올려 후원을 요청했다. 머그샷 게시물이 올라온 지 6시간이 채 되기 전에 조회수 6000만건을 넘기는 등 관심을 모았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71만명이 넘었다. 그는 폭스뉴스 디지털과 인터뷰하며 머그샷을 찍은 심경에 대해 “편안한 감정은 아니다. 특히 당신이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을 때는”이라고 말했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머그샷.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공범 18명 가운데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마크 메도스 전 비서실장 등 11명도 이날 검찰에 출두했다. 일부 공범들은 웃으면서 머그샷을 찍어 논란이 됐다.

통상 머그샷은 범죄자로 하여금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일종의 ‘주홍글씨’이므로, 무표정이거나 굳은 표정으로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 변호사 제나 엘리스와 공화당 소속의 조지아주 상원의원인 데이비드 셰이퍼는 머그샷에서 밝게 웃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검찰 수사가 희극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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