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죽어가는 그 골목… 신림동은 죄가 없다 [인턴기자의 세상보기]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박모(26)씨는 신림동 자취 5개월 차다. 그는 지난달부터 퇴근 시간이 늦을 때면 불안한 마음에 택시를 타고 퇴근한다. 박씨는 “최근 신림동에서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해 같은 동네 사는 남자친구와 함께 출퇴근 한다”며 “혼자 집에 가야할 땐 집 앞까지 택시를 타는 경우도 잦아졌다”고 토로했다.
◆“상권이 조금 살아나나 싶다가 다시 꺾였다”
이날 오전 11시 신림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왔다. 꽤 많은 시민이 지하철역과 대로변을 거닐며 저마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그 골목으로 들어서자 적막감이 감돌았다. 골목 입구에선 경찰 2명이 탑승한 경찰차가 보였다.
식당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이 정도로 많지 않은데, 오늘이 손님이 많은 편이다”며 “요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손님이 적어서 걱정이다”고 나지막이 말하면서도 평소보다 많은 손님에 밝은 표정이었다.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등산로는 신림역 4번 출구 앞에서 버스를 타고 20분만에 갈 수 있었다. 인적이 드문 입구를 지나자 등산로를 걷거나 앉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 60~70대 고령층이었다.
등산로에서 만난 이복현(68)씨는 신림동에서 40년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 이씨는 “매일 오전 5시30분이면 등산로에 있는 족구장에 나와 주민과 운동하고 아침 식사를 한다”면서 “그러나 등산로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는 산책을 나오는 분들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함께 운동하거나 식사하지 않아도 지나가면서 인사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이 안보이기 시작했다”며 “특히 아저씨들은 그대로 나오지만 젊은 아주머니들은 무서우셔서 잘 나오지 않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지호 인턴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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