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시각으로 본 한국과 일본 장단점[책과 삶]
위험한 일본책
박훈 지음
어크로스 | 283쪽 | 1만8000원
한국과 일본. 여행만 가도 보이는 가깝지만 너무나 다른 두 이웃나라의 차이를 설명하고 싶은데 ‘국민성’ ‘민족성’ 이런 개념을 들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이 책을 보자. ‘내 말이 맞잖아’라고 말할 수 있어서 신날 것이다.
책은 일본인은 에도시대부터 질서를 잘 지키고 명령에 복종했으며, 한국인은 조선시대에도 이사가 잦았으며 신분상승을 열망하고 반항적이고 도전적이었다고 사료를 근거로 들면서 말한다. 책은 이를 국민성이라고 설명하지 않는다. 일본인의 질서의식은 에도시대의 도시화와 군사정권, 한국인의 역동성은 중국과 유목민족 사이에서 끊임없이 지정학적 시련을 강요받은 역사를 통해 형성됐다.
책은 이런 비교를 통해 천황제, 메이지유신, 강화도조약, 일제강점기 등 역사적 사건과 현상을 설명한다. 통념과 달리 일본은 에도시대부터 문화강국이었다. 그러나 조선을 쉽게 정복하지 못했고 식민지배도 어설펐고 결국 전쟁을 일으켜 자폭했다. 조선의 개화실패는 일본 제국주의 세력의 입지를 키웠고 망국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안창호, 김구, 이승만 등 ‘1870년대생’ 독립운동가들은 일본 제국보다 더 나은 문명에 도달하려 했다. 일본을 무시할 이유도 경멸할 이유도 없다는 이유이다.
책에 따르면 일본의 개인은 자립된 주체가 아니라 천황제에 억눌려 고립을 허용받은 존재이며 한국의 개인 역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속 풍파로 단련된 존재다. 오늘날 한국과 일본 사회가 각각 겪고 있는 아픔의 근원이다. 책은 과거와 현재를 직시하며 일본과 함께 인권, 평화, 민주주의, 복지를 경쟁하자고 한다. 칼럼 모음집 특성상 산만한 면은 있지만, 저자의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된 참신한 주장, 대상을 가리지 않는 신랄한 비판, 유머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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