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은 변호사시험 유예 안돼"‥왜 '군 복무'만 예외?

[뉴스데스크]

◀ 앵커 ▶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을 졸업하고 나서 5년 안에 다섯 번의 응시 기회를 놓치게 되면, 평생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없게 되는데요.

임신과 출산으로 기회를 놓친 한 여성이 시험 자격을 인정해 달라면서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법으로는 군 복무만 예외로 인정하고 있는데, 응시 제한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6년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며 첫 변호사 시험에서 떨어진 김누리씨.

이후 첫째와 둘째 아이를 연달아 임신하고 출산하면서 3번의 시험 기회를 놓쳤습니다.

현행법상 변호사 자격시험 응시기회는 5년 동안 단 다섯 번.

1살, 2살짜리 두 아이를 양가에 맡기고, 2020년 마지막 기회에 도전했지만, 끝내 변호사가 될 기회를 영영 놓쳤습니다.

5회 탈락자, 이른바 '오탈자'가 된 겁니다.

[김누리/로스쿨 졸업생] "임신과 출산은 제 선택은 맞지만, 왜 그에 대한 책임을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없는 것으로 져야 하는가? 이거는 말이 안 되잖아요."

김씨는 임신·출산으로 응시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며 응시기회를 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현행 변호사시험법은 5년 동안 다섯 번 응시 제한의 유일한 예외로 '군 복무'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시험 응시 제한이 지나치다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18년 여성가족부는 "임신·출산도 예외로 인정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습니다.

또, 암투병과 뇌경색으로 '오탈자'가 된 50대 응시생이 낸 소송에서, 법원은 "여러 중병을 앓으며 시험을 준비한 사정이 매우 딱하다"면서도 "법 조항에 따라 판단은 어떨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김형철/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중병이나 임신·출산한 기간에 대해서 예외 기간으로 포함하지 않는 것은 명백히 문제가 있는 것으로‥"

김씨는 부당하게 평등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송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최근에야 국회에선 군 복무뿐 아니라 중증질병과 임신·출산도 변시 응시 제한의 예외로 인정한 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편집:최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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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s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819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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