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표 ‘BMI’ 대체할 ‘체중 보정 허리둘레지수’ 나왔다
허리둘레·체중 활용 ‘WWI’ 개발
몸무게·키 기준 BMI보다 정확
차세대 건강지표 활용 가능성
‘체중 보정 허리둘레 지수(WWI)’가 대사질환 가능성과 건강 수준을 판단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남훈·김경진 교수팀은 대사질환 발병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한 기준으로 기존에 활용되고 있던 체질량지수(BMI)를 대체할 체중 보정 허리둘레 지수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는 체성분을 반영하지 못해 정확성과 효용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근육량이 많고 체지방은 적은 사람들은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비만이나 과체중으로 분류되지만 건강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체질량지수는 고가의 장비 없이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널리 사용됐다.
이번 연구에서 검증한 새로운 지표인 WWI는 허리둘레(㎝)를 체중(㎏)의 ‘제곱근’으로 나눈 값이다. 체질량지수와 마찬가지로 고가의 장비 없이 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허리둘레가 80㎝이고 체중이 64㎏이면 80을 64의 제곱근인 8로 나눈 값 10이 WWI다.
연구진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통해 한국인 50세 이상 남성 및 폐경 후 여성 5983명의 체중·체지방률·사지근육량·골밀도 등의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WWI 수치가 높을수록 체지방 비율은 높고, 근육량이 적으며, 골밀도가 낮은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방법을 통해 산출한 값이 남성은 10.4, 여성은 10.5일 때 가장 건강한 상태를 가리키는 기준점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WWI가 체질량지수를 대신하는 통합적인 지표로 보다 더 널리 활용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진 교수는 “체질량지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방, 근육, 골밀도 같은 각각의 체성분을 명확하게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WWI가 이를 보완한 차세대 건강 척도로써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김남훈 교수는 “WWI는 기존 연구에서도 인종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 지표로, 체질량지수보다 보편적인 건강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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