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푸틴이 프리고진 죽음 배후? 서방 거짓말”
크렘린궁이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죽음의 배후에 있다는 서방의 추측에 대해 러시아 당국이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기자들과 화상 간담회에서 프리고진의 사망 배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처럼 주장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 등이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많은 추측이 있지만 팩트를 지킬 필요가 있다. 현재로선 수사가 진행 중이고 밝힐 수 있는 팩트가 거의 없다”며 “결과가 나오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최근 만난 적은 없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든 필요한 수사기법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푸틴 대통령은 일정이 매우 많다”고 답했다. 바그너그룹의 미래에 대해서는 “특별군사작전에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하면서도 “법적으로 보자면 그런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해 말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지난 23일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하던 중 전용기가 추락하면서 자신의 측근들과 함께 숨졌다. 서방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두 달 전 무장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에게 보복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러시아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을 것이라고 암시한 발언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워싱턴 관리들의 추측은 외교적 방법에 대한 노골적 무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은 이런 비극적 사건의 성격을 주제로 추측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3일 프리고진 사망 소식을 보고 받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고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난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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