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이틀째…"어민에겐 실제 불이익 닥칠 것"[정다운의 뉴스톡]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앵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마자 중국이 이 후쿠시마 뿐 아니라 일본 전역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죠. 비교적 관망하는 분위기였던 일본 어촌의 분위기도 점차 격앙되는 것 같은데요.

이미 방류는 시작됐는데, 앞으로 어떤 대응들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현지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임민정 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후쿠시마 이와키시에 있는 오나하마항(小名浜)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거기는 어디쯤인가요?

[기자]
이곳은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곳인데요.

후쿠시마항 최대 항구인 만큼 오징어잡이 배나 저인망 어선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앵커]
어제부터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는데, 실제로 후쿠시마에서 고기잡이하는 어민들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도쿄전력 본사 앞에서 방류에 항의하는 시위대. 연합뉴스

[기자]
제가 이곳 항구에서 작업을 마친 어민들에 직접 접촉을 해봤는데요. 오염수 방출 문제를 꺼내자 모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한 어민은 취재진이 든 카메라를 보자 찍지 말라며 강하게 화를 내기도 했는데요. 어민들은 "여유가 없다. 다른 사람한테 가서 물어봐라" 짜증을 내며 오염수 얘길 하길 꺼렸습니다.

[앵커]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무력감도 있을 것 같고. 현지 어민들 심정이 참 복잡하겠네요. 그래도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분들도 있으시죠?

[기자]
다음 달 정부를 상대로 방류 금지 소송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한 어민과 전화로는 얘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후쿠시마현 어부 오노 하루오씨는 정부가 무슨 일을 해버렸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특히 오노씨는 어민들 뿐 아니라 반발하는 중국 등을 제대로 설득하지 않고 오염수 방류 결정을 급하게 진행해서 결국 일본 어민들도 큰 피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노씨와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후쿠시마 어부 오노 하루오]
"중국이 처음부터 반발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중국을 납득시키고 나서 방류 했으면 전면금지 당하지 않았을 거예요. 오염수 방류가 너무 빨랐어요"

[기자]
오노 하루오씨를 포함해 어민과 후쿠시마 시민들은 다음달 8일 해양 방류 계획 인가 취소와 방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에 나설 계획입니다.

[앵커]
현지에서 일반 시민들도 좀 만나보셨습니까?

후쿠시마현 오나하마항 수산물 시장의 생선. 연합뉴스

[기자]
항구 인근의 어시장에서 일반 시민들을 만나봤는데요. 시민들은 지금까진 오염수 방출이 큰 문제 없이 진행되는 걸로 보인다면서도 부디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지진 않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다만 국가가 정한 일이니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체념 섞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시민들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시민들]
"저희들도 걱정이에요. 그렇게 오염수를 흘려보내는 거니까 풍평피해는 당연하죠. 안심하도록 만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기준치는 그 기존의 기준치 이하로 흘리고 있기 때문에 변하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어시장 상인들도 아직 오염수 방류에 따른 영향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시장 상인]
"지금까진 어제 했으니까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어업관계자나 어시장 관계자들은 신경쓰이지 않을까요. 반대하고 있기도 하고"

다만 이와키시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에 앞장서온 사토 카즈요시 시의원은 CBS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소비자들은 건강을 챙기기 위해 수산물을 사지 않을 거라며, 어민들에게는 단순히 수산물이 안전하지 않다는 소문에 휩싸이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 불이익이 닥칠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사토 시의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사토 카즈요시 이와키시의원]
"어민들은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곤란하니까 지금도 반대하는 건데 배상을 위해서 반대를 하는 건 아니에요. 생명의 원천인 바다에서 바다의 선물을 소비자에게 건네주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어민으로서 보람인데"

[기자]
결국 이번 방류 결정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정부가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사고는 어쩔 수 없는 사고였지만, 이번 방류는 일본의 고의적 행위, 즉 인재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2011년 후쿠시마 사고는 그래도 사고였다고 한다면, 이번 방류는 정말 고의적인 인재다, 인재라는 이 표현 참 인상적인데요.
어제 약 190톤의 오염수가 방류됐고 오늘부터는 17일간 매일 460톤씩 오염수가 바다로 나갑니다. 잘 처리되서 나가는지 누가 체크합니까?

오염수 해양방류 시작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연합뉴스

[기자]
도쿄전력은 국내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오염수 방류 후 매일 삼중수소 농도의 변화를 측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도 역시 해수를 채취해 삼중수소 농도를 발표했는데요. 한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방류 중인 오염수 속 트리튬, 즉 삼중수소 농도는 1리터당 200베크렐 정도로 추계됐습니다.

이는 국가 기준치인 1리터당 1500 베크렐보다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방류 전 측정치가 1리터당 63베크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현저히 수치가 급등한 결과입니다.

이와 별도로 일본 환경성도 오늘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원전 주변 해역의 삼중수소를 측정해 발표할 예정인데요.

환경성의 첫 측정 결과치는 모레인 오는 27일 공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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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CBS노컷뉴스 임민정 기자 fores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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