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들어와도 누가 팔아요?".. 공고낸 지 한 달 넘었는데 지원 '0'명, 면세점 힘드네
브랜드 입점업체 등, 직원 확보 ‘비상’
외국어 인재풀 등 한계.. 정책 지원 필요
지난 10일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객 방문이 전면 허용되자 하루만인 11일 중국 상하이를 출발하는 크루즈 53척이 제주항과 서귀포 강정항에 기항을 신청했습니다.
17일까지 일주일간 양 항에 예약한 중국발 크루즈만 내년 말까지 267척으로, 기존 중국 외 크루즈까지 포함해 모두 370여 척이 기항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만큼 쌓였던 중국발 여행수요 폭증세가 심상찮습니다. 크루즈 한 척만 해도 적게는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이 탑승해, 반나절만 돌아다닌데 해도 적잖은 씀씀이를 기대해보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정작 이를 맞이해야할 업계는 속이 타들어갑니다. 대표적으로 시내면세점이 그렇습니다.
당장 오는 31일 첫 중국발 크루즈 제주 입항을 앞두고 대표적인 시내면세점인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다수 유커(遊客. 관광객을 뚯하는 중국어. 중국인 관광객을 특정하는 용어로 주로 사용)가 찾을 것에 대비해 매장 정비를 서두르고 나섰지만 고객들을 맞이할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 그러니까 2019년 시내면세점들은 출국장을 합쳐 매출이 2조 4,000억 원에 달해 사상 처음 2조 원을 넘어서며 호황을 먖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부딪히며 이듬해 4,000억 원대로 급감하며 침체기에 빠졌습니다.
면세점 종사자 역시 2019년 2,800명을 웃돌던게 2021년 1,100명대까지 뚝 떨어지면서 현 수준을 이어가는 실정입니다.
국제노선이 막히고 외국인 발길이 끊기면서 시내면세점은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고 루이비통이나 샤넬 등 명품 브랜드마저 잇따라 자리를 뜨면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브랜드 입점 인력 이탈이 불가피했습니다.
올들어 지난 3월 제주 직항 국제선이 재개됐지만 운항 횟수는 예전 절반 수준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업계에선 파악합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제주도내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6월 대비 42.1% 정도로, 이 가운데 중국인 회복률은 이보다 더 낮은 37.9%로 나타나 중화권 시장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길이 먼 상황입니다.
물론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여행 허용을 기점으로 반전을 내다보지만 이 역시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제선이 정상화에 접어들었다 해도 아직은 하루 12~13편으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55% 수준인데다 특히 중국 내 경제를 이끄는 민간 소비가 내수 부진으로 인해 침체를 겪는 것도 변수로 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들 시내면세점마다 입점 브랜드 유치 등 영업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지만 우선 인력 확보부터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중국어까지 겸비한 판매 직원이 무엇보다 필요한데, 코로나 시기에 브랜드별 직원들이 상당수 자리를 뜨면서 재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시내면세점 인력은 코로나 이전 대비 절반에도 못미칩니다. 당장 브랜드들이 더 들어오더라도 운영상 어려움이 적잖을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의 경우 2019년 기준 자체 인력과 브랜드 포함 1,200명 정도였던 인력은 현재 500명 정도 남은 상태입니다.
면세점 관계자는 “빠져나간 브랜드 입점이 시급한 상황에서 인력 확보까지 맞물리면서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 실정”이라면서 “어느 정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 유치·구성을 통해 예전 대비 80% 정도는 채웠지만, 대학 현장까지 다녀봐도 졸업생 등 관련 분야 인력도 귀한 상태라 신규 채용이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기존 인력 상당수가 코로나 시기 대거 비슷한 계통으로 이직하거나 아예 현장에서 물러난 경우도 많고, 이 기간 일선 대학들 역시도 중국어는 물론 외국어 관련 학과 졸업생이 크게 줄어 인력 확보에 한계를 더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필요할 때 손 내밀고 아니면 버리는 일부 관광업계에 대한 고용시장에서 신뢰도 역시 크게 하락한 상황이라, 단기간 이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신라면세점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코로나 이전 1,100명이던 인력은 600명까지 줄었습니다.
윤재필 신라면세점 제주점장은 “코로나 시기 구조조정을 거친 브랜드들이 적잖아 자체적으로 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채용공고를 내고 한 달이 넘었는데도 직원을 못 구해 애를 태우는 곳이 있을 정도”라면서 “입점 브랜드 뿐만 아니라 당장 단체버스 등 운행에 따른 주차 관리를 비롯해 면세점 안팎으로 여러 분야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인재풀 자체가 말라버린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윤 점장은 “앞서 제주관광공사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지정면세점 등, 관련 업계 공통으로 현장 인력난이 현안으로 불거지는만큼 제주도 고용안정기금 등을 활용한 고용인센티브 등 정책 차원의 지원 고민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면서 “중국 단체도 풀리면서 지역 전반에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는 시점인 만큼, 인력 확보에 대해서 보다 전향적인 관심과 구체적인 지원책이 뒤따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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