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 베트남 공산당에 ‘미운털’…공연불가되나

이선명 기자 2023. 8. 2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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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뉴진스 멤버 하니가 정작 현지에서는 ‘보트피플’이라는 갑론을박과 함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룹 뉴진스가 글로벌급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시아 주요 시장 중 하나인 베트남에서는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멤버 하니가 베트남과 호주 복수국적자라는 점에서 이는 의외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니의 가족들이 베트남전 이후 베트남을 떠난 ‘보트피플’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해 현지 팬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이 지목되고 있다.

실제 하니는 지난해 뉴진스 데뷔 초기부터 일부 베트남 누리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당시 트위터를 기반으로 “하니가 뉴진스에서 빠졌으면 좋겠다” “하니는 베트남 국적을 포기하라” 등 비판을 이어갔다.

베트남 일부 누리꾼들이 이러한 비판을 쏟아낸 이유는 하니 가족이 베트남 출신으로 현재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하니(베트남명 팜응옥한)는 2004년생으로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난 호주와 베트남 복수국적인이다. 부모 모두 베트남 출신으로 그의 부친은 하노이 출신, 모친은 호찌민시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조부모를 포함한 하니 가족들은 모두 호주에 거주하고 있다.

하니는 호주에서 자라며 K팝 가수들을 보며 자신 또한 가수의 꿈을 키웠고 베트남어, 영어, 한국어 모두 가능하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하니의 가족이 현재의 베트남을 버리고 호주로 피신한 ‘보트피플’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하니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이 미군의 철수와 베트남 공화국(남베트남)의 패전으로 종전되자 남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는 반공주의자, 화교, 미국에 협조한 국민, 카톨릭 신자 등이 해외로 밀항하거나 현재의 베트남(북베트남·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으로부터 추방되거나 해외로 망명한 이들을 보트피플로 불린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현 베트남을 탈출한 이들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주로 당시 영국령이었던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국, 호주 등으로 망명하거나 이주했다.

하니와 그의 가족 거주지와 국적 등을 보고 베트남 일부 누리꾼들은 이들이 ‘조국을 버리고 떠난 보트피플’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홍콩에 도착한 베트남 난민 ‘보트피플’ 경향신문 자료사진



하니를 둘러싼 일부 누리꾼의 비난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최대 K팝 커뮤니티 중 하나인 ‘K-크러쉬’ 페이지에는 뉴진스와 관련한 게시물이 올라올 경우 일부 누리꾼들의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언론을 비롯해 공산당 차원에서 뉴진스와 관련한 콘텐츠를 검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뉴진스 하니가 미움만을 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치적 논쟁과 관련없이 하니를 응원하는 베트남 누리꾼들의 게시물도 다수 보인다. 하니를 둘러싼 무분별한 비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옹호 여론도 만만치 않다.

뉴진스는 데뷔 초기 베트남 현지에서도 화력을 이어갔다. 베트남 ‘일간 톱 송’(스포티파이 기준) 차트 100위권 안에 3곡 모두 차트인에 성공했다.

뉴진스가 정작 베트남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뉴진스의 앨범이 발매될 때마다 베트남 아티튠즈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등 현지에서도 의미있는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베트남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하니를 공식석상에서 좋아하기도 조심스럽다는 것이 현지 반응이다.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K팝 관계자는 “정치적 논쟁과 관계없이 뉴진스를 지지하는 팬들도 있을테지만 대놓고 지지하기엔 부담감이 있다”며 “그렇다고 정부와 언론이 나서 엄격한 검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뉴진스와 하니의 인지도가 베트남 현지에서 높긴 하지만 안티들도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뉴진스가 베트남 정부로부터 행사 허가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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