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은 자리피하고 대변인은 화장실에…야당 여가위 추격전

임종명 기자 2023. 8. 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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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장관, 국회 왔지만 여가위 회의장엔 불출석
야당 의원들, 원내 김현숙 장관 수색 나서기도
대변인 발견 후 붙잡고 행방 묻는 고성도 나와
"회의 출석은 의무…김현숙 불출석은 직무유기"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잼버리 사태 현안질의를 위한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2023.08.25.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한은진 기자 =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5일 예정됐던 전체회의에 불참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찾기 위해 원내에서 추격전을 벌였다.

국회 여가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여가부 등 유관부처를 상대로 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야가 전날까지도 증인 출석 명단에 대한 이견을 보였고, 결국 국민의힘은 불참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불참하더라도 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김현숙 여가부 장관까지 출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가위원장은 회의 전 상대가 김 장관으로 추정되는 통화에서 "어떻게 장관이 돼서 국회를 기만하고 우롱할 수 있나"라며 "국회에 와서 상임위에 안들어온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대책을 논의하던 중 김 장관이 국회 내에는 있지만 출석이 확정되지 않아 대기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실제 여가부는 문자 공지를 통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금일 여가위 불참 통보를 한 적이 없으며,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아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국회에서 출석 대기 중임을 알려드린다"고 알렸다.
그러자 여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여가위원장실을 나와 국회에서 대기 중이라는 김 장관 찾기에 나섰다.

화장실에 있던 여가부 대변인을 발견하곤 우르르 몰려가 김 장관의 소재를 따져 물었다.한 의원은 대변인을 향해 "어떻게 화장실로 도망가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쫓아가 붙잡은 뒤 이동하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또 다른 의원은 "(김 장관을) 빨리 찾아내라"고 소리쳤다.

[서울=뉴시스] 한은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가족위원회 위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의 여가위 전체회의 출석을 요구하기 위해 찾아 나서고 있다. 2023.08.25. gold@newsis.com

이어 민주당 의원들은 여가위 회의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에서 국무위원 대기실이 있는 3층까지 이동해 김 장관 소재 파악에 열중했다. 하지만 대기실에는 김 장관이 없었다.

이러한 수색전을 두고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 국회에서 런닝맨 찍나"라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정말 진풍경이다. 여가부 폐지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저이지만 화장실까지 쫓아가서 여가부 대변인을 괴롭히는 건 또 무슨 경우인가"라고 밝혔다.

그는 "같은 성별이면 기자들이랑 우루루 화장실 찾아가서 끌고 나와도 되는 건가"라며 "입버릇처럼 인권 얘기하던 당 맞나"라고도 했다.

허 의원은 "왜 국회에서 런닝맨을 찍는지 모르겠다"며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같아서는 경내방송으로 모두 OUT 시키고 싶을 것 같다"고 보탰다.

수색에 실패한 야당 의원들은 오전 9시36분께 '반쪽' 회의를 열었다. 그러고선 정부여당에 파행 책임을 묻는 성토를 쏟아냈다.

권인숙 위원장은 "여야 합의에 따라 법률안과 여가부 소관 결산, 잼버리 부실 관련 보고 및 현안질의를 실시할 계획이었다"며 "이미 합의돼 공지된 일정이고 보고서까지 다 제출된 상황임에도 여가부 출석 대상자와 여당 의원들이 자리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가위 민주당 간사인 신현영 의원은 "어제 늦은 밤까지 국민의힘과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끝내 여당이 불참했고 잼버리 현안질의가 파행에 이르게 된 것에 유감"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여가부 장관 출석의 건을 상정해 처리,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이어 정회를 거친 뒤 회의를 속개했지만 김 장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어진 회의에서 김한규 의원은 "관련 법에 따르면 7일 전에 출석요구를 해야만 불출석할 때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며 "(오늘은) 불출석 가능성이 있어 다음 위원회 일정을 잡고 출석요구를 7일 전에 명확하게 한 다음 불출석하면 형사고발해서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김 의원 제언을 받아들여 이미 가결된 출석요구서 발부와 7일 이전 출석요구 후 불출석 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별개로 추진키로 했다.

이날 회의가 파행하면서 2022 회계연도 결산안과 아동청소년성보호법·양성평등기본법·청소년복지지원법·한부모가족지원법·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안 등 예정했던 안건들은 상정조차 안 됐다.

권 위원장은 "파행을 유도한 여당의 무책임함뿐 아니라, 당연한 자리에 나오지 않고 출석 요구를 정식으로 의결해 다시 (출석요구)했는데 그 기회도 날려버린 여가부 장관에 대한 분노를 누르기 힘든 상태"라며 "김 장관의 여가부 폐지에 대한 태도부터 해임 건의 문제도 진지하게 논의해 추진할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gol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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