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마부키 사토시 "이 영화는 절 구원했어요"
"관객이 자신의 이야기로 느낄 영화다"
日 문학 대표 히라노 게이치로 소설 원작
"내 안에 여러가지 모습 인정해야 한다"
이 작품으로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도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이 영화가 저를 구원했습니다."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妻夫木聡·43)는 새 영화 '한 남자'(8월30일 공개)를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이 작품을 본 관객 한 명 한 명이 모두 '이건 나의 이야기'라고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내겐 여러가지 모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봐도 정말 내가 싫은 내가 있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내가 있기도 하죠. 우리에게 이처럼 다양한 모습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 그게 우리가 삶을 다르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 이 영화가 어느 정도 제 삶을 구원해줬다고 봐요."
'한 남자'는 25일 국내 첫 공개됐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일부 한국 관객을 만나기는 했지만 정식 개봉은 1년이 지난 뒤에 하게 됐다. 츠마부키는 이날 언론 시사회 후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한국에는 자주 오는 편이지만 올 때마다 설레는 기분이 든다"며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이 작품이 또 다른 나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은 젊은 영화감독인 이시카와 케이 감독이 연출했다. 츠마부키와 이시카와 감독은 이시키와 감독 데뷔작 '우행록:어리석은 자의 기록'(2019)에서 호흡을 맞춘 뒤 다시 한 번 손잡았다. '한 남자'는 변호사 '키도'가 자신이 아닌 사람으로 살았던 한 남자에 관해 조사하면서 그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츠마부키가 키도를 연기했다. 올해 초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남우주연·여우조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완성도를 인정 받았고,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초청되는 등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 남자'는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가 2018년 내놓은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히라노 작가는 1999년 '일식'으로 데뷔하며 '미시마 유키로의 재림'이라는 극찬을 받은 일본 대표 소설가 중 한 명. 츠마부키가 "나에겐 여러가지 모습이 있다"고 한 것도 히라노 작가가 주창해온 이른바 '분인(分人)주의'를 얘기한 것이다.
츠마부키는 "사람에겐 다양한 얼굴이 있다라는 게 히라노 작가가 말한 분인주의"라며 "그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키도라는 인물을 특정한 캐릭터로 규정하지 않고,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때 그때 얼굴이 달라지는 인물로 그려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키도가 종잡을 수 없는 상태가 돼야 관객 역시 진정한 키도의 모습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고 나아가 나의 진짜 모습을 무엇일지 고민하게 될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츠마부키는 '워터보이즈'(2002)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 등으로 이미 2000년대 초부터 한국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필모그래피 초반부엔 청춘 스타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후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성공, 현재는 역할에 제약이 없는 배우로 평가 받는다. '한 남자'로는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다. 나로 보이는 게 아니라 정말 딴 사람 같다. 이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우로서 동안 외모 때문에 겪는 불편함에 관해 얘기하기도 했다. "제가 올해 43살이에요. 제 나이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웃음) 더 어른스럽고, 아저씨 같은 모습이랄까요.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게 기쁠 때도 있지만 배우로선 서글플 때도 있죠. 배우에겐 마이너스이니까요."
츠마부키는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게 목표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2008년 한·일 합작 옴니버스 영화 '도쿄!'에 나왔고 2009년엔 한·일 합작 영화 '보트'에서 배우 하정우와 호흡을 맞춘 적도 있지만, 한국영화에 출연한 적은 없다. 츠마부키는 "하정우 배우와 다시 연기하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며 "그때는 작품 내에서 서로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고 했다. 츠마부키는 '보트' 이후 하정우와 관계를 계속 이어오고 있고, 이번에도 하정우를 만나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황정민과도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수리남'에서 그의 열정적인 연기에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어떤 사람이냐 보다는 연기한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보고 배우마저 싫어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것이다. "영화가 없는 제 인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러분께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앞으로도 더 정진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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