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출발했지만 … 네이버AI, 온종일 대기중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3. 8. 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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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대항마 '클로바X'
사용제한으로 대기등록만 가능
이용자 "접속조차 안돼 실망"
네이버 "서비스 순차적 확대"
네이버 주가 7%넘게 급락
시총 하루만에 3조원 증발

"도대체 언제 '클로바X'를 써볼 수 있나요?"

네이버가 지난 24일 야심 차게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에 기반한 인공지능(AI) 대화형 챗봇 '클로바X'를 선보였지만 사용자 제한으로 대기 리스트에 오른 이용자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클로바X가 베타 버전으로 대중에 공개된 시점은 24일 오후 4시다. 접속자가 일시적으로 대거 몰리면서 1시간가량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았다. 네이버 측이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서비스 장애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복수의 이용자 사례를 고려하면 서비스 개시 수시간 내로 정상 작동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클로바X 이용자들은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때 '현재 요청량이 많아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시도해주세요'라는 안내 문구를 받기도 했다.

오후 6시 넘어서는 '대기 등록 완료! 곧 만나요'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서비스 이용이 제한됐다. 특히 하루가 지나서도 여전히 대기자 리스트에서 풀리지 않은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 네이버 이용자는 "24일 오후 6시 무렵 클로바X에 접속했는데 대기자로 분류됐고, 25일 오후 4시 넘어서까지도 그대로"라며 "국민 대다수가 쓰는 네이버가 이용자 제한을 이 정도로 낮게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네이버가 내세운 클로바X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어 특화다.

구글, 마이크로스프트(MS) 등 빅테크와 비교해 한국 시장만큼은 클로바X가 가장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클로바X 사용이 제한되면서 이미 대중에게 공개된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 등과 비교해보려던 이용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베타 서비스가 열리자마자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트래픽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곧바로 대응에 들어가 서비스 안정화는 빠르게 이어졌고 별다른 문제점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언제 대기자 리스트가 풀리느냐'는 질문에는 "향후 베타 이용자 대상을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주말 내 대기열은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이버는 사용자 제한 수 기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클로바X는 네이버가 외산 AI에 대항해 자체 개발한 하이퍼클로바X를 백본으로 만든 대화형 AI 서비스로,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바드와 거의 흡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한국어·일본어·영어 등 다국어 대화가 가능하고, 창작·요약·추론·번역·코딩 등에 기반한 다양한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특히 챗GPT 플러그인처럼 여행·쇼핑·예약·결제 등 네이버 내외부의 서비스와 연동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네이버 주가는 8% 가까이 급락했다. 네이버는 전날 대비 7.86% 떨어진 2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하이퍼클로바X 공개 직후 6.26% 상승한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네이버 시가총액은 하루 새 3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네이버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호평이 이어졌지만, 성능에 대한 확인 심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퍼클로바X 기반 챗봇 클로바X가 공개되자 답변의 정확성과 속도 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래픽 과부하로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 상황으로 해석된다"며 "트래픽이 안정화되자 정상적인 성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하이퍼클로바X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28만원에서 31만원으로 상향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 기술 적용에 따른 검색, 쇼핑, 플레이스 등 네이버의 기존 서비스 경쟁력 향상이 어느 정도의 매출 증가를 가져올지 수치화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네이버의 온·오프라인 커머스 생태계 강화가 매출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민서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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