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소비지출 보며 금리 결정"…작년같은 '잭슨홀 쇼크' 없었다
일자리 시장 지킬 수 있어"
파월 발언수위 놓고 시장 촉각
연준의 '물가상승 목표 2%'
되레 경제성장 막는다 비판도
◆ 美 금리정책 방향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융시장에 예상한 것과 같은 '2%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고수하고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금융시장은 작년과 같은 쇼크에 빠지진 않았다. 25일(현지시간) 아시아 금융시장은 미국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 앞서 살얼음판을 걷듯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는 -0.73%, 일본 닛케이지수는 -2.05%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기조연설 발언 이후 미국 다우존스와 나스닥은 각각 장 초반 0.45%, 0.89%의 상승을 보이며 기대감을 반영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서 과거 팬데믹 기간 인플레이션은 수요과 공급의 불일치에서 왔다고 설명하며, 이후 긴축정책과 공급망 관리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인소비자물가지수는 낮아졌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아직 높은 수준으로 지속적인 금리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현재 불확실성이 많고, 통화정책을 과잉으로 할지, 과소로 할지 찾기도 어렵다"며 "과소로 대처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고, 과잉대처할 경우 경제에 악영향이 갈 수 있는 만큼 데이터를 살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는 흐린 날씨 속에 별을 보여 항해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물가 안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래야 우리의 노동시장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인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연준의 미래 금융정책 귀띔하면서 지난 1년여간의 긴축 이후 의 대응 방안에 귀추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금리 정점론과 중립금리 논쟁, 여기에 2%대 인플레이션 목표 수정론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당장 다음달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현재 최대 5.5%에 이른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재차 인상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잭슨홀에서 "우리는 강력한 도구를 사용해 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라며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안겼다. 그는 당시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해 "지금은 멈추거나 멈출 곳이 없다"면서 "역사는 성급한 완화 정책에 대한 경고를 보여줬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금리 인상 고통보다 물가 급등에 따른 고통이 더 심각하다며 매파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올해는 금리 추가 인상론과 유지론, 인하론 등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만큼 금리 인상 가능성의 문은 열어놓은 채 2%대 인플레이션이라는 목표치를 강조하는 수준에서 막을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작년만큼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향 전환은 아니기 때문에 '매파적 금리 동결' 정도라는 의견이다.
실제 연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상당 기간 금리를 동결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정점이 정확히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신호를 줄 수 없다"며 "거의 다 왔지만 조금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콜린스 총재는 스스로를 올해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위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반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충분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현재 제한적인 정책(입장)에 있고, 이런 제한적인 정책이 작동하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물가 목표를 3%로 완화해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 물가 목표 수정론이다. 무리하게 2%로 물가 인상을 맞추려는 연준의 행동이 경기 침체를 유도하고 경제성장의 기회를 앗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연준 안팎에서는 골이 안 들어간다고 골대를 바꾸는 식의 행위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2% 인플레이션도 이룰 수 있는 목표라는 시각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목표치 수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반복적으로 밝힌 바 있다.
오히려 경제 선순환을 이끄는 중립금리가 더 높아진 만큼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채권운용사 핌코의 티퍼니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 경제는 최근 지표를 감안할 때 금리 인상에 놀라울 정도로 활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연준이 내년에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잭슨홀 미팅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매년 8월 말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주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1978년 시작돼 연은 총재와 재무장관, 경제학자가 모이는 학술 모임 성격이었으나, 세계 주요 중앙은행 수장과 경제 석학이 핵심 어젠다를 제시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는 행사로 거듭났다.
[진영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맞고 있는 엄마 막으려고 달려든 딸 107번 찌른 계부…미국 ‘발칵’ - 매일경제
- 野 근거 없다던 이재명 일제샴푸···공관 사진에 ‘딱’ 박제 - 매일경제
- “경찰서 견학 왔냐”…모여든 취재진 보고 ‘우와’ 최윤종, 부글부글 - 매일경제
- 옥돔·갈치 잡힌게 언젠데…“한마리도 못 팔아” 울어버린 상인들 [르포] - 매일경제
- [속보] 파월 “인플레 여전히 높아...2% 하락 시까지 긴축 지속” - 매일경제
- 요즘 사람들 하늘을 안봐서…고층아파트 외벽에 나타난 남성의 정체 - 매일경제
- “손가락 일부 없으니 맞다”…‘푸틴 사냥개’ 프리고진, 시신 수습? - 매일경제
- 불난 주택서 할머니 침대째 ‘번쩍’ 들고 나온 통신업체 직원들 - 매일경제
- “오늘밤도 먹고살려고 ‘이짓’ 하는데” 날벼락…잦은 야근에 머리 나빠져? - 매일경제
- 오타니, UCL 파열 진단...남은 시즌 투수 등판 없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