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성추행'한 남편 죽이려다 미수에 그친 아내, 집행유예(종합)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전경사진. 2021.04.2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친딸을 성추행한 남편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종길)는 25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46·여)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23일 0시45분께 미리 준비한 흉기로 잠들어 있던 피해자 B(47)씨의 양쪽 눈을 찌르고 잠에서 깨어난 B씨의 머리, 귀, 어깨 등을 향해 수회 휘둘렀다. B씨가 약 21일 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고 사망하지 않아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B씨와 A씨는 혼인한 법률상 부부 관계이며 결혼한 후 남편, 시아버지, 두 딸과 함께 생활해 왔다. 약 15년 전부터 남편 B씨에게 아무 수입이 없어 가족들은 A씨의 수입으로 생활했다. 결혼한 이후부터 B씨는 가족, A씨의 친정 가족들에게까지 폭언, 욕설, 협박을 반복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A씨는 올해 6월21일 둘째 딸이 친부인 피해자로부터 추행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다음 날인 22일 오전 남편 B씨에게 이를 추궁했고 남편은 이를 인정하며 용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주거지 안방에서 잠든 남편의 입술 등을 보자 B씨가 딸에게 한 행동이 그려져 딸이 다시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남편과 딸을 영원히 분리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범죄는 비록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장기간 가족들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해 온 피해자가 어린 두 딸의 가슴, 중요 부위를 만지는 등으로 수차례 추행했고 이에 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범행을 우발적으로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수십 년간 홀로 생계와 집안일을 책임지며 두 딸과 시아버지를 부양해온 점, 피고인의 딸들은 물론 시댁 가족들 모두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범행이 발생하게 된 원인에 어느 정도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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