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호조에 정점금리 6% 넘을 수도"···피벗시점 늦춰지나

뉴욕=김흥록 특파원 2023. 8. 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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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잭슨홀 미팅 주요 관전 포인트]
경제 성장세에 인플레 둔화 느려져
금리인하 내후년으로 미룰 가능성
4%대 국채금리 용인할지도 주목
중립금리는 1% 이상으로 높일듯
인플레 목표치 변경 등도 주요의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미팅 현장에 도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24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개막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023 경제정책심포지엄(잭슨홀미팅)의 주제는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다. 당장 9%까지 치솟은 코앞의 인플레이션을 고민해야 했던 지난해 잭슨홀미팅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단기 통화정책을 넘어 경제적 체제 변동(regime change)에 주목하고 있다. 논의 결과에 따라 정점금리부터 장기금리까지 주요 통화정책 기준이 달라지고 이는 세계경제에 다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금리는 시장의 첫 번째 관심사다. 시장은 현재 기준금리(5.25~5.5%)를 정점금리로 보고 있다. 다만 최종금리가 6%에 달할 가능성도 나온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 성장세가 강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는 느려질 수 있다”며 “2023년 하반기에 경제가 더 성장할 것인지,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6% 이상으로 올려야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상황을 진단했다.

금리 인하 시점이 이번 잭슨홀미팅에서 구체화될 수 있을지도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연준은 내년 중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고 시사했을 뿐 구체적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파생상품 시장은 내년 6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는 반면 일러야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지금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만족한다면 내년 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더 빨리 내려야 할 경우 금리 인하 시기는 내후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변수는 국채금리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3.8%대였으나 이날 4.24%에 다다랐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은 총재는 “장기 차입 비용이 오르면 경제를 다소 식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봤다. 다만 높은 수익률은 동시에 지역 은행의 위기 등을 고조시키기 때문에 연준이 마냥 고금리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시장과 학계는 이번 잭슨홀미팅에서 장기 정책 방향에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주제가 중립금리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를 일컫는다. 현재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2%)을 제외한 실질 중립금리는 0.5%지만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커지면서 연준이 이를 높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뱅가드그룹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 실질 중립금리는 (0.5%가 아닌) 1.5%로 상승했다”며 “이로 인해 기준금리는 내년 말까지 5%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도 (인플레이션 전망을 더해) 3.5% 수준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불러드 전 총재는 전날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2008년 이후 이어졌던 (저금리) 통화정책과 비교해 더 높은 금리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중립금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립금리가 무엇인지, 실질금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가 정말 명확하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재 2%인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3%로 높이라는 학계의 요구도 잭슨홀에서 논의될 수 있는 주요 주제로 꼽힌다. 근원물가를 2%까지 낮추려고 할 경우 실익 없이 실업만 늘릴 수 있다는 이유다. 만약 물가 목표치가 3%로 높아진다면 실질 중립금리(0.5%)를 더해 연준의 장기 기준금리 전망도 현재의 2.5%에서 3.5%로 오른다. 여기에 실질 중립금리까지 1%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라면 평시 미국의 기준금리가 4%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2%대의 모기지 금리 시대는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다만 파월 의장을 비롯한 전·현직 연준 관계자는 3% 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연준의 정책 신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5월 FOMC 기자회견에서 3% 인플레이션을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목표는 2%이며 3%에 도달했다고 정책을 중단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월가와 학계에서는 장기적으로 3%가 적합한 목표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대 교수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3%를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전략적인 위선을 활용할 수 있다”며 “몇 년이 지나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진정되면 그때 공식적인 목표치 변화를 선언하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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