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청춘의 축제
DAN23 팀네이버 콘퍼런스에 갔다. 생성형 AI 개발 주역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초대장을 보내왔다. 제목부터가 특이했다. DAN이 뭐야? 아! 연단의 '단'. 우리말로는 무대. 영어로는 플랫폼. 23은 2023년이고 팀네이버는 네이버 소속 많은 직원들이 함께해 팀이라는 거겠지. 팀코리아처럼.
프로그램을 보니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총 12개 세션이 총알처럼 이어진다. 검색, 쇼핑, 광고, 생태계, 윤리 등 거의 모든 부문을 망라했다. 5인 대담 30분짜리를 빼고는 대부분 20분 정도. 엄청난 속도감이다. 연단에 등장하는 인물은 외국인 2명을 포함해 총 19명. 초청이 아니더라도 가보고 싶었던 행사였다.
영동대로 공사로 차가 막혀 5분 전 아슬아슬 도착했다. 호텔 로비부터 북적대는 게 심상치 않았다. 웬걸, 행사장에 들어가니 앉을 자리가 없다. 행사장 뒤 좁은 공간까지 서서 발표를 기다리는 청중들로 가득했다. 강남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 5층에 있는 그랜드볼룸. 호텔 측이 11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큰 연회장이라고 홍보하는 곳이다. 3개 섹션을 다 터서 앞쪽 연단에 LED 스크린을 세웠다. 폭 44m, 높이 4.5m의 대형 화면에서 뿜어 나오는 빛이 조명을 거의 다 끈 1494㎡ 면적의 공간을 비춘다. 연사들이 아주 작은 점처럼 보이는 신비한 무대.
발표자가 단에 오르자 환호가 터진다. 아이돌 공연도 아닌데. 거의 다 직장생활 그리 오래한 것 같지 않은 얼굴들. 키노트스피커인 최수연 대표를 포함해 네이버의 리더들 평균 나이는 40대 초반. 그 청춘들이 팀을 이뤄 일을 냈다. 세계 초일류에 도전장을 낸다. 구글, MS와 맞짱을 뜨겠다고 한다. 발표는 서툴고 화면은 간혹 오류가 있어도 그게 무슨 상관인가. 하루 전 밤 12시까지 실수하면 어쩔까 가슴 조이며 연습했던 그들이다. 저녁 행사를 마치자 긴장이 풀어졌는지 모두들 술집으로 향했다. 그래 이날 하루만은 좀 흐트러지면 어떠랴. 청춘의 축제였다.
[손현덕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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