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영화 출연 꿈 꿔"…'내한' 츠마부키 사토시가 그린 '한 남자'(종합) [N현장]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일본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42)가 내한해 신작 '한 남자'를 소개하고, 영화와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한 남자'(감독 이시카와 케이)의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내한했다.
'한 남자'는 변호사 키도가 어느 날 의뢰인인 리에로부터 죽은 남편 다이스케의 신원조사를 해달라는 기묘한 의뢰를 받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제46회 일본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본상 등 8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작품이다.
이날 츠마부키 사토시는 한국어로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한국말 조금 공부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친근함을 표현했다. 이어 "한국에 오는 것은 그렇게 오랜만은 아닌데, 한국 올 때마다 마음이 들뜬다, 이날 만을 기다렸다, 오늘 끝까지 잘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워터보이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갈증' '분노' 등의 작품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영화에서 극중 'X'롤 쫓는 변호사이자 재일교포 3세인 키도를 연기했다. 더불어 이 영화에서는 안도 사쿠라가 리에 역을, 쿠보타 마사타카가 타인의 인생을 훔친 'X'를 연기했다.
재일교포 3세는 일본에서 종종 차별의 대상이 된다. 츠마부키 사토시가 연기한 키도 역시 영화 속에서 종종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을 맞닥뜨리고 씁쓸한 감정에 빠진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이 같은 재일교포 3세를 연기하는 것을 두고 망설임을 크게 갖지 않았다면서 "나는 십대 때부터 내 주변에 재일교포들이 많은 편이었고 내 친구들 중에도 재일교포가 많다"고 했다.
이어 "친하게 지내는 이상일 감독님도 재일교포다"라며 "재일교포라는 부분에 집착하지 않았던 것이 솔직한 심경이다, (영화 속에서 중요한 개념인)'분인주의'가 '어떤 나도 나다'라는 뜻인데, 이번에 재일교포 역할을 맡으면서 (내가)순수한 일본인이긴 하지만, 그 요소에 얽메이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인주의라는 말로 다 정리하기 힘들지만, 여기에 지나치게 얽메이면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놓칠 수 있다 생각했다, 작품을 보는 여러분들 속에서 다양한 자신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꺠닫게 하는 게 영화의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츠마부키 사토시가 강조하는 '분인주의'는 영화의 주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개념이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이에 대해 "사람이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고 그 모든 것이 나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개념이다, 그 개념을 (키도는)몸소 구현한다고 할까,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소개했다.
영화 속에서 변호사를 연기한 만큼, 그는 실제 변호사들을 만나 취재하며 역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영상물에서 변호사 역을 맡는 것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다, 변호사들을 여러 분을 만나고 나름대로 취재를 했고, 재판도 여러 차례 보러 갔다"며 "변호사들도 스타일이 다르다, 열정적 변호를 하는 분, 담담한 어조를 가진 분도 있고 상당히 여러 타입이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에게 질문을 했다, '상당히 여러 타입이 있는 것 같다'고 물었더니, 그 분이 '나도 지금 츠마부키씨한테 얘기하고 있지만 지금의 모습은 츠마부키씨를 대할 때 나의 스타일이다'라고 하더라, 대하는 사람마다 태도나 스타일이 달라진다고 얘기하는 걸 듣고 상당히 놀랐다, 변호사라는 분들은 이럴 것이라고 단정을 했는데 그 말씀을 듣고 다양한 대응방식을 가져도 괜찮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배우 하정우와 친분으로도 유명하다. 두 사람은 한일 합작 영화 '보트'(2009)로 인연을 맺었다. 더불어 지난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함께 식사를 한 것이 화제가 됐다. 이날 하정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츠마부키 사토시는 "지난 번(부산국제영화제)에 함께 식사를 했고 이번에도 만날 예정"이라며 "하정우와 같이 연기하게 되면 여러 차례여도 상당히 기쁠 거 같고 서로 신뢰하는 관계여서 작품 내에서는 서로를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역할을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하정우 말고도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황정민의 이름을 언급했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하정우와 함께 출연한 '수리남'이라는 작품을 보고 상당히 매력적인 배우라고 느꼈고 그분의 열정적인 연기에 빨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열정적인 연기를 함께 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 남자'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을 보였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지난해의 경험을 떠올리며 "눈 높은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긴장이 됐다, 부국제에서 폐막작으로 선정됐고 성대한 박수를 세 번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보면 가장 안심했다"고 늦은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 작품이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만 해도 영광스러운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고 보시고 박수를 쳐주신 게 인정받은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그래서 이 작품이 조금 더 커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느꼈다, 한국에서 개봉하게 돼서 일본 이후의 국가에서 개봉할 수 있는 좋은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 츠마부키 사토시는 일본 밖에서도 관객들을 만나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 어떤 역이든 맡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는 "지난 10년간 강하게 느끼는 것은 일본 이외 국가의 작품에도 출연해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스스로 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많이 느낀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영화가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해서 그 중의 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을 처음 찾았을 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히트를 쳐서 만나는 분들마다 그 작품 봤다고 좋았다고 해서 기뻤다, 그 당시 일들이 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그 후에 한일 합작 영화에 출연해 멋진 친구가 생기기도 했다"며 "영화는 국경이 없다 생각한다, 영화를 통해서 세계인들이 서로 사이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영화 없는 인생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영화를 사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 더 정진해나가도록 해야겠다, 언젠가 한국 영화에 출연하는 꿈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한 남자'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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