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출신 청년, 해군 부사관 됐다
세살 때 한국 와서 초·중·고 졸업
2018년 귀화 후 군인의 꿈 키워
해군 함정 심장 '추진기관' 선택
"귀화자 신분으로 부담 있지만
조국 해양수호 임무 최선 다할 것"
파키스탄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한 청년이 해군 부사관에 도전해 군인의 꿈을 이뤄냈다.
화제의 주인공은 25일 경남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280기 해군 부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임관한 아놀드 자웨이드 하사(사진).
그는 세 살 무렵 부모님과 함께 파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온 뒤 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자웨이드 하사는 2014년 고교 졸업 후 군인의 길을 걷고 싶어 한국에 귀화를 신청했고, 4년 뒤인 2018년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러나 당시 군인사법상 귀화자는 간부로 임용될 수 없었고, 그는 일단 군인의 꿈을 접고 우크라이나 국립대로 유학을 떠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한국에 돌아온 자웨이드 하사는 법이 개정돼 귀화자도 군 간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군인의 꿈을 다시 펼쳤다.
자웨이드 하사는 동기 170여 명과 지난 11주 동안 폭염과 비바람 속에서도 진행된 교육훈련을 통해 대한민국 해군 하사로 거듭났다. 그는 훈련 기간에 무릎을 다치는 등 어려운 상황을 겪었지만 동기들의 응원과 전우애에 힘입어 훈련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고, 해군교육사령관상도 받았다.
그는 해군 부사관 직별 가운데 '추진기관'을 선택했다. 대한민국 해양 주권을 수호하는 핵심 무기 체계인 군함의 '심장'을 지키는 임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웨이드 하사는 "귀화자 신분으로 해군 부사관의 길을 걷기까지 많은 부담과 걱정이 앞선 것이 사실이었다"면서도 "'나 아니면 누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라는 문장을 속으로 끝없이 되뇌며 충무공의 후예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임관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맞설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대한민국 정예 해군 부사관으로서 조국 해양수호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편 이날 임관식에서는 6·25전쟁 당시 해군 최초의 승전이었던 '대한해협 해전' 참전 용사의 손녀 조서윤 하사가 하사 계급장을 달았다. 조 하사는 6·25전쟁 당시 해군의 첫 전투함정인 백두산함(PC-701)에서 승조원으로 활약한 할아버지를 따라 해군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와 형에 이어 자신까지 모두 해군 추진기관 부사관의 길을 택한 최봉진 하사도 이날 부자(父子) 해군의 일원으로 거듭났다.
교육과정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박수연 하사(법무)는 임관식에서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정호원 하사(수송)와 홍승우 하사(특전)는 해군참모총장상을, 자웨이드 하사(추진기관)는 해군교육사령관상을 각각 받았다.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한 박수연 하사는 "스스로의 한계를 경험했던 11주간의 훈련 기간이었지만 전우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오늘 느낀 자긍심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바다를 굳건히 수호하는 해군 부사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임관한 신임 해군 부사관들은 교육사 예하 학교에서 특기별로 전문화된 보수교육을 받고 이후 해·육상 부대에 배치돼 해양 수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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