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4년 전 월드시리즈 MVP인데···강속구 투수 스트라스버그, 재기 못하고 결국 은퇴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강속구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5·워싱턴)가 결국 다시 꽃을 피우지 못하고 공을 내려놓기로 했다.

미국 언론은 25일 일제히 스트라스버그가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며 은퇴 결정 소식을 전했다.

스트라스버그는 역대 최고의 재능을 가졌다는 찬사를 받았고 천문학적인 금액의 대형 계약을 했지만 짧았던 전성기를 뒤로 하고 부상에 시달리다 결국 마운드를 떠나게 됐다.

스트라스버그는 대학 시절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으며 2009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워싱턴에 입단했다. 시속 160㎞대 강속구를 앞세워 이듬해 빅리그에 데뷔해 5승3패 평균자책 2.91로 활약한 뒤 2012년에는 처음으로 두자릿승수를 거뒀다.

이후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특히 2019년에는 정규시즌 18승(6패) 뒤 월드시리즈에서 워싱턴의 2승을 책임지며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해 역대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중 최초로 월드시리즈 MVP를 거머쥐는 기록도 썼다.

자연스럽게 워싱턴은 그 직후 스트라스버그와 장기계약을 맺었다. 7년간 2억4500만달러(약 3253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으나 이후 전성기는 가고 부상이 왔다. 스트라스버그는 계약 첫해인 2020년 팔목 터널 증후군으로 수술받아 1패 평균자책 10.80으로 시즌을 접은 뒤 2021년에는 어깨 부상으로 5경기, 2022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1경기를 던지는 데 그쳤다.

올해는 아예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며 부상으로 인한 정체기가 길어지자 결국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스트라스버그는 7년 계약을 맺은 뒤 4년 동안 8경기에 등판해 31.1이닝을 던져 1승을 거둔 채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게 됐다. 내년 이후에도 2026년까지 3년 동안 총 연봉 1억500만달러(약 1392억원)의 계약이 더 남아있다. 이미 맺은 계약이니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에게 이를 모두 지급해야 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