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관 4곳 '1000억 베팅' 美 맨해튼호텔 경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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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 투자가들이 1000억 원 가량을 투자한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호텔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면서 적잖은 손실을 볼 처지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 업계는 선순위 채권자들이 호텔 건물을 임의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의지가 강해 중순위 이하 대출 형태로 투자한 국내 기관들은 대응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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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채권자들 '임의 매각' 압박
만기 앞둔 투자자 원금손실 우려
국내 기관 투자가들이 1000억 원 가량을 투자한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호텔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면서 적잖은 손실을 볼 처지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 업계는 선순위 채권자들이 호텔 건물을 임의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의지가 강해 중순위 이하 대출 형태로 투자한 국내 기관들은 대응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원자산운용이 조성한 사모펀드 2개가 투자 자산으로 편입한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호텔 ‘마가리타빌 리조트 타임스퀘어’의 소유주 소호 프로퍼티가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져 있다. 소호 프로퍼티가 자금난을 피하려 2021년 9월 아든 그룹에서 빌린 5700만 달러를 갚지 못한 탓이다.
마가리타빌 리조트는 뉴욕 7번가 560번지 타임스퀘어 인근에 있는 연면적 1만 5793㎡ 규모의 32층 고급 호텔이다. 미국 부동산 개발 업체인 소호 프로퍼티는 약 4억 달러를 들여 이 호텔을 지었는데 개장 직후인 2021년 6월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영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아든 그룹이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에 나서면서 마가리타빌 리조트는 지난달 경매 매물로 나올 처지에 빠졌다. 소호 프로퍼티가 연방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해 건물이 헐값에 매각되는 상황을 일단 막았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여서 소호 프로퍼티가 호텔을 제값에 팔기는 쉽지 않은데 전체 대출액은 3억 900만 달러에 이른다. 소호측은 4월 기준 호텔 자산 가치를 3억 3900만~3억 7700만 달러로 추정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마가리타빌이 임의 매각 절차를 다시 밟게될 경우 중·후순위 채권자로 투자한 국내 기관 4곳 등도 손실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앞서 하나증권은 2019년 2월 마가리타빌의 메자닌 대출 채권에 8600만 달러(약 968억 원)를 투자한 후 글로벌원자산운용을 통해 두 개의 사모펀드를 설정했다. 하나증권과 다른 판매사들이 각각 550억 원, 418억 원어치를 팔며 기관 투자가들 4곳 이상이 투자에 나섰는데 이들 펀드의 만기일은 올 연말이다. 메자닌 증권 투자는 지분 투자에 비해 만기 자금 회수가 쉽고, 선순위 대출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 자산에 손실이 커지면 원금조차 상당 부분을 날릴 수 있다.
미국 부동산 전문매체 더 리얼 딜 등 외신은 선순위로 투자한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안젤로 고든(1억 8400만 달러)과 원윌리엄스트리트(1억 6700만 달러) 등이 호텔을 임의 매각하라는 요구를 소호측에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2017년 말 수협중앙회·신협중앙회·코리안리 등과 뉴욕 소재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에 1억 400만 달러(약 1323억 원)를 후순위 대출로 투자했다가 건물 가치 급락에 최근 원금을 돌려받지 못한 바 있다.
글로벌원자산운용은 상황이 악화하면 펀드 투자자들인 수익자 총회를 열어 펀드 만기 연장을 검토할 방침이다. 하나증권측은 “마가리타빌 관련 투자 자산은 이미 모두 팔아 손실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물주가 파산하는 경우 매각 대금으로 선수위권자 몫과 세금 등을 먼저 변제하기 때문에 메자닌 투자자는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면서 “운용사들은 관련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미리 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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