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끝없이 퍼줘도 남아도는 교육교부금, 비정상의 정상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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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24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보고서를 보면 각 시도교육청과 초중등 학교에 들어가는 교육교부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과다해 현금성 복지와 공무원 무이자 대출 등 엉뚱한 용도로 낭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이 남아돌면 대학 등 재정 형편이 어려운 다른 교육 분야로 돌리거나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과 복지 사각지대에 쓰도록 하는 게 정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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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감사원이 24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보고서를 보면 각 시도교육청과 초중등 학교에 들어가는 교육교부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과다해 현금성 복지와 공무원 무이자 대출 등 엉뚱한 용도로 낭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재정에 비상이 걸린 와중에도 이런 딴 세상이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애초 배분된 교육교부금은 63조2천억원으로, 이것 말고도 추경 예산 편성으로 15조7천억원이 추가로 지급됐다. 넘쳐나는 국민 세금은 교육 현장의 사치와 낭비로 이어졌다. 각 시도 교육청은 별의별 항목을 만들어 혈세 퍼주기에 바빴다. 서울시교육청은 '입학 지원' 명목으로 초중등 신입생에게 총 960억원을, 경기도교육청은 '교육회복 지원' 명목으로 모든 학생에게 총 1천664억원을 나눠줬다. 경북도교육청은 행정직 공무원에게도 값비싼 노트북을 지급했고, 강원도교육청은 교감 등에게도 스마트단말기를 나눠주겠다며 600대를 구입했는데 210대는 쓰지도 않고 창고에 처박아뒀다. 교직원과 교육 공무원에게 무이자 대출을 해주거나 지자체와 별도로 출산 축하금을 주는 교육청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혈세를 펑펑 쓰는데도 추경 예산 때문에 새로 편성한 사업 예산의 20%가량이 당초 계획대로 이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때 추진된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에 편성된 예산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부터 5년간 총 18조원을 투입해 전국 노후 학교 건물 2천800여개 동을 최첨단으로 바꾸는 사업인데, 첫해 배분한 예산 2천300여억 중 집행된 예산은 4.4%인 100억여원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다음 해 계획된 사업비 1조1천억원이 모두 교부됐다고 한다.
교육교부금 제도의 폐해는 매년 내국세의 20.79%를 초중고 교육에 무조건 배분하도록 하는 연동형 구조에서 기인한다. 1971년 제도 시행 당시 한 반에 학생 수는 70~80명에서 현재 학급당 25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가 예산 규모는 5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지만, 법은 그대로여서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세금이 남아돌면 대학 등 재정 형편이 어려운 다른 교육 분야로 돌리거나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과 복지 사각지대에 쓰도록 하는 게 정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가로막는 시도교육감과 각종 교원단체 등 교육 기득권의 벽은 여전히 높고 강고하다.
정치권이 눈치를 보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지난해 말 교육교부금 일부를 떼어 대학에 지원하는 특별회계 신설법을 내놓자 민주당 등 야당은 "동생 돈 뺏어서 형님 먹여 살린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결국 대학으로의 교육세 전입금은 정부안인 3조원에서 1조5천억원으로 반 토막이 난 채 겨우 국회 문턱을 넘었다. 특별회계마저도 정부안에도 없는 3년 한시로 설치됐다. 이처럼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손질로는 교육교부금의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무엇보다 도입 반세기가 지난 내국세 연동제를 국가 재정 현실에 맞게 뜯어고치는 게 급선무다. 정치권의 책임이 막중하다. 표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이런 비정상적 문제점부터 일소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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