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이라 생각" 1R 유망주의 부진, 결국 2군행→선발진 이탈…'좌완 기대주'에게 기회 간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성장통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두산 베어스 김동주는 지난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했으나 1⅔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김동주는 지난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유망주. 지난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으나, 1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7.56로 아쉬운 모습을 내비쳤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작년에는 불펜 투수로만 마운드에 올랐다면, 올 시즌에는 이승엽 감독의 신뢰 속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김동주의 시즌 초반 활약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김동주는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4월 6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서 6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맛보는 등 4월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14로 활약했다. 그리고 5월에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5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나갔다.
승승장구하던 김동주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은 6월. 그는 2번의 등판에서 모두 조기강판을 당하는 등 평균자책점 10.57을 기록했고, 7월 또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15에 그쳤다. 그리고 좋지 않은 흐름이 8월까지 이어졌고, 전날(24일) 키움을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크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 끝에 재정비를 위해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두산은 25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 앞서 김동주와 박유연을 1군에서 말소하고 김유성과 안승한을 전격 콜업했다. 이승엽 감독은 25일 경기게 앞서 엔트리 변화에 대한 질문에 "(김)동주가 조금 부진하고 있고, 다음 턴까지는 틈이 있기 때문에 (김)유성이를 등록시켰다. 중간으로 쓰기에는 가장 좋다는 보고를 받아서 등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동주의 최근 부진은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면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생각 중인 사령탑이다. 이승엽 감독은 "2군에서 재정비를 해야 한다. 우선 선발 투수는 점수를 주고, 안 주고를 떠나서, 투구 템포도 좋아야 되고 벤치와 야수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줘야 한다. 그런데 볼이 늘어나다 보니 스스로 힘듦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시즌 초반에 너무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아무래도 첫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다 보니 부침과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실패한 점도 많지만 이런 것들을 통해서 배워나가고, 정비를 했으면 좋겠다. 현재는 스피드도 많이 떨어져 있고, 변화구 제구 등이 1군에서 뛰기에는 조금 부족한 점이 있다. 2군에서는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군에서 정비가 잘 이루어진다면 다시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은 "아직 경기는 남아 있고, 찬스는 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성장통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은 많다. 체격 조건과 공을 던지는 감각은 나쁘지 않다. 다만 상대방과 싸우기 전에 자신과 먼저 싸워서 이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인드컨트롤과 자기 성찰이 조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일단 김동주를 말소하면서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던 김유성을 콜업했다. 하지만 김유성이 대체 선발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김동주의 대체 자원은 이원재가 될 전망. 이원재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9순위의 유망주로 2군에서 19경기에 등판해 4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 중인데, 최근 5이닝 이상을 던진 3경기에서 15⅔이닝 1실점(1자책)으로 흐름이 좋다.
이승엽 감독은 "이원재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2군에서 굉장히 좋은 성적을 냈다. 선발 한 자리가 비게 됐는데 한 번으로 끝이 날지, 다음 기회를 받을지는 본인의 피칭 내용에 달려 있다. 좋은 팀과 붙지만 주눅들지 않고 본인의 피칭을 하고 이기면 좋으나, 지더라도 붙을 것은 다 붙어보는 등 승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두산은 전날 블로킹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박유현이 말소됐고, 안승한이 콜업됐는데 바로 선발로 포수마스크를 쓴다. 사령탑은 "박유현은 하루 이틀로 회복은 힘들기 때문에 바꿨다. 양의지 또한 타격보다는 수비 쪽에서 부담을 느껴서 오늘은 안승한이 바로 경기에 나간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산은 김태근(우익수)-김재호(유격수)-호세 로하스(좌익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안승한(포수)-조수행(중견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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