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K콘텐츠’인데...극장가 시들, OTT 활짝[MK무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8. 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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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무빙. 사진I넷플릭스·디즈니+
같은 ‘K콘텐츠’지만 극과극 처지에 놓였다. ‘무빙’과 ‘마스크걸’이 흥행 쌍벽을 이루며 OTT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인 가운데 극성수기 여름대전을 고달프게 보낸 극장가는 연일 한숨이다.

글로벌 OTT 서비스의 양대 산맥,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하반기 최대 기대작였던 한국 드라마 ‘마스크걸’과 ‘무빙’은 그야말로 화려한 출발을 알리며 글로벌 흥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먼저 강풀 작가 원작의 ‘무빙’은 한국 디즈니플러스 역대 서비스작 중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을 기록하는 기염을 뽐냈다. 앞서 디즈니+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 중 최고 반응을 얻었던 ‘카지노’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등 디즈니 플러스 아태지역에서 공개 첫 주 시청 시간 기준 가장 많이 시청한 시리즈에 랭크되며 그 흥행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실제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무빙’은 2023년 34주차 디즈니+ TV쇼 부문 월드와이드에서 1위에 등극했다. 또한 OTT 검색 및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서도 통합 랭킹 1위를 탈환하며 뜨거운 화제성을 보여줬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 첫 주 에피소드 7개 공개 후, 매주 수요일 2개씩 그리고 마지막 주 3개로 총 20개 에피소드가 공개될 예정이다.

‘마스크걸’들. 사진I넷플릭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마스크걸’ 역시 공개 3일 만에 비영어부문 글로벌 2위에 올랐다.

23일 넷플릭스 톱10 웹사이트에 따르면 ‘마스크걸’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1920만 시청 시간, 조회수 280만 뷰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부문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14개 국가서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와 김모미란 한 여자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6년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7부작으로 새롭게 각색했다. 고현정·나나·이한별 등 배우 3인이 김모미를 함께 연기하고, 안재홍·염혜란 등도 출연한다.

특히 안재홍은 주연 배우들을 뛰어 넘는 존재감으로 연일 화제의 중심에 오르고 있다. 그가 연기한 주오남은 직장 동료가 BJ 마스크걸임을 알게 된 후 집착과 망상을 키워나가는 인물로, 안재홍은 적은 머리숱과 통통한 몸 등 외적인 부분은 물론 불쾌감을 주는 면면까지 원작 웹툰과의 싱크로율이 100%다.

“‘마스크걸’이 안재홍 은퇴작이냐”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고, “아이시떼루!”라는 극 중 고백 대사가 작품의 유행어가 됐다.

연출은 데뷔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김용훈 감독이 맡았다.

두 작품의 화제성은 그 차이가 미미해 접전이 치열한 상황. 여기에 MBC 드라마 ‘연인’까지 가세해 3파전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또 다시 도래한, 반가운 K콘텐츠의 호황기다.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포스터. 사진I각 배급사
반면 극장가는 걱정이 태산, 침울한 분위기다.

극장가 최대 격전지인 ‘여름대전’에는 김혜수·하정우·설경구·이병헌까지 그야말로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 했다. 결과는 단연 기대 이하다.

‘밀수’(감독 류승완)만이 손익분기점인 400만 관객을 돌파한 뒤 500만을 향해 가고 있고, ‘더문’(감독 김용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은 일찌감치 흥행 참패로 나가 떨어졌다. 마무리 투수인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300만 돌파에 성공하며 (외화 ‘오펜하이머’와 함께)극장가를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후발 주자들인 정우성의 첫 연출작 ‘보호자(정우성 감독)’와 유해진의 첫 로코 ‘달짝지근해: 7510(이한 감독)’도 야심차게 참전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특히 ‘보호자’는 누적 관객수 약 12만 대로 굴욕적인 퇴장을 앞두고 있다.

등장은 요란했지만, 대부분 조용한 퇴장을 하고 있는 현실. 소위 ‘대박’이라고 할 만한 성과 없이, 한국 영화의 위기론만 급부상한 채 ‘여름대전’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결국 700만 돌파를 앞둔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진정한 최종 승자가 될 모양새다.

이어질 ‘추석대전’을 이끌 주역들은 역시나 충무로 단골 스타들인 송강호·하정우·강동원이다. 송강호의 ‘거미집’, 강동원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 하정우의 ‘1947 보스톤’이 맞붙어 3파전을 벌인다. 이 또한 만만치 않은 대진표다.

새로운 도전, 업그레이드 된 기술력, 뚜렷한 개성이 접목된 다채로운 K콘텐츠가 OTT에서 끝없이 뻗어나가고 있는 반면, (각종 어려움 속에서) 진부하단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극장 콘텐츠는 변화의 물결 그 직전에서 뼈아픈 진통을 겪고 있다.

결국엔 하나로 연결된 K콘텐츠, 과연 이 웃픈 형국에서 영화계는 어떤 교훈을 얻을까. 그 변화의 시작점을 기다리며 K콘텐츠의 새 극장 신드롬을 기대해본다. 물론 그 키는 내부자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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