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바X 써보고 싶어요"…시범운영 인원 제한에 대기자 속출
한국문화·맥락 이해에 강점 있지만 성능 오락가락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오규진 기자 =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가 출시되자마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와 네이버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에 베타(시범 운영) 서비스로 출시된 클로바X의 가입 등록 대기자가 속출하고 있다.
클로바X는 간단한 가입 절차를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네이버 회원으로 로그인 상태여야 한다.
그러나 클로바X가 전날 출시되자마자 가입이 쇄도하면서 하루도 안 돼 서비스 가입을 위한 대기 등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시범 운영인 만큼 서비스 초기 안정화를 위해 가입 인원에 제한을 걸어둔 상황"이라며 "가입 가능 인원을 비롯한 숫자는 모두 비공개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 등록자 중 순차적으로 시험 인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지난 3월 AI 챗봇 '바드'를 출시한 지 한 달 반 만인 5월에 세계 180개국에 서비스를 전면 개시하면서 대기자 명단 운영을 종료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2월 LLM GPT-4 기반의 '빙챗'을 선보인 이후 3개월 만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에는 빙챗을 이용하려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일정 기간 기다려야 했다.
반면 LLM 사양이 상대적으로 낮은 GPT-3.5 기반의 챗GPT의 경우 출시되자마자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바드와 빙챗의 사례를 고려하면 클로바X의 대기 기간도 최소 한 달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한 IT 기업에서 근무하는 정모(30) 씨는 "오전에 클로바X를 써보려고 했는데 대기 등록해도 바로 사용할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기 등록을 했다는 직장인 김모(27) 씨도 "인스타그램 맛집처럼 마케팅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첫인상이 썩 좋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하루빨리 클로바X를 써보고 싶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AI 업계에서는 하이퍼클로바X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렸다.
한국어나 한국 사회·문화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뚜렷한 강점을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사용성이 떨어지고 성능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문학 작품이라든지 국내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사자성어 등의 고급 문구의 경우는 논리력이나 맥락 이해 부분에서 성능이 압도적으로 좋았다"며 호평했다.
그는 "범용성도 좋아서 커머스(상거래) 등 다른 서비스와 연계해 다각도로 활용될 여지가 커 보인다"면서도 "(지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 대비 사용 금액이 다소 비싸져서 부담될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AI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다양한 기능을 편하게 쓸 수 있다고 했는데, 속도도 늦고 무거운 느낌이 있다"면서 "트래픽이 너무 늘어날까 봐 그렇겠지만 3시간에 대화 30개로 제한되는 부분에서는 사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어떨 때는 챗GPT보다 나은 답을 내놓다가도 어이없는 '환각'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적어도 한국어로는 쓸만한 모델이어야 챗GPT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도 "한국어는 확실히 잘하는데, 안 되는 것이 많고 느리다"면서 "뭔가 몸을 사리는 것 같은 느낌"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클로바X는 전날 공개 초반에 접속자가 일제히 몰리면서 가입 후에도 웹·모바일 버전에서 모두 명령어(프롬프트)에 대한 답변이 지체되거나 오류가 나는 등 일시적으로 서비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오답을 내놓는 현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클로바X에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회장이 구속된 적이 있나요"라고 묻자 "2016년 7월 14일 진경준 검사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긴급 체포돼 검찰에 구속됐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고(故) 김 회장은 구속된 적 없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았고, 2018년 5월 무죄가 확정됐다.
redflag@yna.co.kr,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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