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도중 “장관 잡아라” 추격전···부끄러운 與野 정쟁
잼버리사태 증인채택 신경전 끝
野단독개최에 與 장관 불참 ‘맞불’
해병대 채상병 논의한 국방위는
검찰단장 등 출석안해 또 공방
수두룩 민생법안처리 또 미뤄져
8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25일 여야가 잼버리사태·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일본 오염수방출과 관련해 여러 건의 상임위를 열었지만 곳곳서 파행과 소모적 정쟁만 거듭하고 막을 내렸다.
잼버리사태 진상 규명을 위해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여당 불참 속 상임위 도중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야당 위원간 우스꽝스런 추격전까지 벌였다. 임시회기 내내 여야가 정쟁만 일삼다 딱 한번 ‘본회의’를 열고 끝내면서 산적한 민생 관련법안 처리는 또다시 내달로 미뤄지게 됐다.
당초 여가위 회의는 이날 오전 9시 께 회의를 열고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사태와 관련한 현안질의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이 여야 간 증인 출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회의 진행이 어렵다며 불참했고, 김 장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이 대통령실 경호처장의 출석을 요구한 것이 상임위를 개최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며 반발해 불참했다.
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가 시작된 후 김장관 불참에 성토를 쏟아내던 의원들은 “김 장관이 국회에 있다”는 말이 회의중 전해지자 권인숙 여가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은 직접 김 장관을 찾으러 나섰다. 여가위 회의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에서 국무위원 대기실이 있는 3층까지 이동하며 김 장관을 찾아 수색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결국 회의는 오전 9시보다 40여 분 늦게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으로 개의했다. 앞서 16일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잼버리 현안질의가 예정돼 있었으나, 김관영 지사의 출석을 두고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해 개의 30분만에 산회된 바 있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군당국의 대처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사태를 놓고 여야간 공방을 지속했다. 야당측은 채 상병 사망사건 대응의 핵심 관계자인 박 대령과 국방부 검찰단장 등이 국방위에 출석하지 않은 것을 맹비난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검찰단장 출석은) 여야가 합의한 국민의 명령”이라며 “검찰단장의 불출석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고 ‘국방부가 사안을 은폐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고, 국방부 장관의 리더십도 치명적으로 손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단장에 대해서는 (출석 여부에 대한) 본인 의향이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고 맞받아쳤다. 신 의원은 “해병대 전 수사단장 등은 항명사건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수사대상자가 출석한 전례가 없다, 당초부터 (야당측에) 분명히 말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도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벌어졌다. 쟁점이 된 대목은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도 국민 건강과 수산물 안전에 문제없다는 내용으로 제작한 유튜브 홍보영상이었다.
야당은 해당 영상 조회수가 1600만여회에 달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점 등을 지적하며 정확한 예산 집행 내역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영상 제작 예산) 항목이 ‘수산물 안전관리’”라며 “여름철 독성 패류 섭취 금지 등의 내용이 떠오르는데 정작 (그 예산으로)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홍보해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오염수 문제는 수산물 안전 관리의 핵심 요소”라며 “비과학적 접근으로 업계가 많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진실을 알리고자 정책을 홍보하는 것은 문체부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해 약 2000여명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저지에 나서지 않은 윤석열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광화문광장 앞에서 용산까지 규탄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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