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뚜껑 모아'…기후위기에 환경운동 직접 나선 청소년들

부산CBS 정혜린 기자 2023. 8. 25. 16: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등 환경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부산지역 청소년들이 직접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새활용(업사이클링)에 나서는 등 환경운동에 직접 발 벗고 나서 눈길을 끈다.

주로 병뚜껑 등 재활용이 어려운 작은 플라스틱을 수거해 자체 공장에서 열쇠고리와 치약짜개 등 상품으로 업사이클링을 진행하는 환경 보호 사업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청·경찰서에 생긴 '병뚜껑 수거함'…지역 청소년들이 직접 설치
모은 플라스틱 병뚜껑 세척·분류 작업까지 직접
업사이클링 공장에서 병뚜껑→열쇠고리로 재탄생
"수거함에 모인 병뚜껑 보고 충격…미래 위해 환경보호 실천 다짐"
부산 사상구청소년수련관 참새클럽 1기 학생들이 플라스틱 병뚜껑 수거를 위해 직접 제작한 팻말. 정혜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등 환경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부산지역 청소년들이 직접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새활용(업사이클링)에 나서는 등 환경운동에 직접 발 벗고 나서 눈길을 끈다. 쓰레기 수거부터 재활용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미래세대로서 플라스틱 등 환경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기 위한 작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부산 사상구청과 사상경찰서 입구에는 투박한 솜씨로 꾸민 팻말과 함께 '병뚜껑 수거함'이 나타났다. 스스로를 '참새클럽'이라고 밝힌 이들은 직접 쓴 손 글씨로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아 재활용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는 재활용 방법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팻말 앞 수거함에는 마치 구슬처럼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병뚜껑들이 어느새 수북이 쌓였고, 이는 미리 공지한 수거 날짜가 되자 자취를 감췄다.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병뚜껑들이 사상경찰서에 설치된 수거함에 가득 쌓인 모습. 정혜린 기자


참새가 곡식을 쪼아 먹듯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아 간 '참새클럽'의 정체는 다름 아닌 열 명의 중학생이었다.

지역 청소년 기관에서 진행하는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아이들은 일상에서 흔하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뚜껑의 재탄생 과정을 함께 했다.

참새클럽 아이들은 수거함과 함께 사상구청소년수련관에 모여 병뚜껑을 하나하나 직접 세척하고 분류해 재활용을 손수 준비했다. 돗자리 위에 깨끗이 씻은 병뚜껑들을 펼쳐두고는 이를 색깔별로 나누는 눈빛과 손길이 제법 진지했다.

사상구청소년수련관에 모인 아이들은 수거한 병뚜껑을 직접 세척한 뒤 색깔별로 분류했다. 사상구청소년수련관 제공


며칠 뒤 이들은 두 손 가득 플라스틱 병뚜껑을 들고 '플라스틱 방앗간 인 부산'에서 운영하는 업사이클링 공장으로 향했다.

공장에서는 소중히 모아 가져온 플라스틱 병뚜껑들을 잘게 부숴 열을 가해 녹인 뒤 다시 모양을 잡는 과정을 거쳤다. 어디든 있던 쓰레기가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특별한 열쇠고리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수거한 병뚜껑으로 만든 각양각색의 열쇠고리를 손바닥에 두고 신기한 듯 연신 들여다봤다.

활동에 참여한 구현정(14)양은 "처음엔 환경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수거함에 병뚜껑이 가득 찬 걸 보고 실제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엄청나다는 게 실감 나 충격받았다"며 "쓸모없고 쓰레기로만 보였던 병뚜껑들이 예쁜 열쇠고리와 치약짜개로 만들어져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살아갈 시대에는 더 심한 기후변화로 힘들어질 수도 있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며 "지금부터 불편하더라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조금이라도 지구 온난화 진행을 늦추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방앗간 인 부산'에서 운영하는 업사이클링 공장을 찾은 아이들이 직접 수거한 병뚜껑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열쇠고리를 자랑하고 있다. 사상구청소년수련관 제공

 
아이들이 참여한 병뚜껑 업사이클링 활동은 세계적인 플라스틱 재활용 운동인 '프레셔스 플라스틱' 프로젝트와 맥을 같이 한다. 국내에선 '플라스틱 방앗간'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로 병뚜껑 등 재활용이 어려운 작은 플라스틱을 수거해 자체 공장에서 열쇠고리와 치약짜개 등 상품으로 업사이클링을 진행하는 환경 보호 사업이다.

'방앗간'이란 명칭에 맞춰 이에 동참하는 개인과 단체에도 '참새클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상구청소년수련관 '참새클럽' 아이들뿐 아니라 부산 곳곳에서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참새'들이 각자 모은 플라스틱 병뚜껑을 들고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모이는 것이다.

사상구청소년수련관 담당자는 "아이들이 환경 보호 활동에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참여하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받아보는 게 뜻깊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며 "아이들 반응이 좋아 이후에도 2기를 모집해 환경 보호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부산CBS 정혜린 기자 rinporter@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