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0년 이내 최악의 산불...잿더미 된 하와이 마우이 [글로벌 이슈인사이트]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지난 15일 CNN 인터뷰에서 “앞으로 열흘에 걸쳐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통신이 일시 복구되면서 집계된 실종자 수는 2000명에서 줄어들긴 했으나 1300명에 달합니다.
발견된 시신의 신원 확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완전히 불에 탄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린 주지사는 “(수습된 100여 명의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5명뿐”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산불의 발화 원인으로 끊긴 송전선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우이섬에서 처음 산불이 보고된 쿨라지역 전력 시스템의 결함을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근거가 영상과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WP에 따르면 산불이 처음 보고된 지난 7일 오후 10시47분 쿨라지역 마카와오 마을 조류보호센터의 보안 카메라에 숲속 밝은 섬광이 포착됐습니다. 강풍에 끊긴 송전선이 건조한 풀밭에 떨어지면서 불꽃이 튀었고, 주위로 번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송전선이 산불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며 현지 전력회사인 하와이안 일렉트릭에 대한 주민들의 소송도 제기됐습니다. 이 회사가 강풍과 산불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산불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송전 차단 조치인 ‘공공안전 전력차단’(PSPS)을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것입니다.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아직 산불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며 소송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2018년 85명 희생자를 낸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캠프파이어’ 화재 참사 당시에도 송전선이 산불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전력회사인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이 피해자들에게 135억달러를 지급한 바 있습니다.
산불 원인이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관측도 나옵니다. 공터를 가득 메운 외래종 초목 때문에 큰불이 날 수 있다는 경고가 오래전부터 나왔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이 정부위원회는 2021년 7월 외래종 풀 때문에 하와이가 화재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위원회는 특히 버려진 사탕수수밭을 메운 외래종 식물을 지목하며 불이 잘 붙고 순식간에 타버리는 연료라며 대책 마련을 당국에 권고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산불은 건조한 기후와 허리케인 ‘도라’의 강풍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삽시간에 마을 전체로 번진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 지역 주민은 “불과 두세 시간 만에 마을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말고 다른 주민은 “아비규환이었다. 불길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았다”며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불길을 피해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화재는 마우이의 관광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아큐웨더는 이번 산불로 하와이에 80억~1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하와이를 재난지역으로 승인하고 복구를 돕기 위한 연방 차원의 지원을 지시했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21일 하와이 현장을 찾아 산불에 따른 영향과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직접 확인하고 추가적인 재해 복구 노력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번 참사는 1918년 미네소타 산불(453명 사망)에 이어 100년만의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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