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다이어트약이야"… 학생에게 졸피뎀 먹인 뒤 추행한 강사 항소심도 징역 5년

대전고법 "범행 부인하다 자백, 반성 아닌 소송 전략"

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이 가르치는 여학생에게 의료용 마약류인 졸피뎀을 다이어트약이라고 속여 먹인 뒤 강제 추행한 40대 학원강사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송석봉)는 25일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학원강사 A(40)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또 아동ㆍ청소년ㆍ장애인 관련 시설 10년간 취업 제한과 5년간 보호관찰 명령도 내렸다.

세종시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7월 0시 30분쯤 가르치는 학생 B(16)양에게 “다이어트약을 먹는 임상실험에 참여하려면 공부방에서 자야 한다”고 속여 자신이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먹게 한 뒤 마약에 취한 상태의 B양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6월에 B양과 가학ㆍ피학 성향(SM)에 관한 얘기를 나누다 “이런 거 좋아하지 않느냐”면서 밧줄을 가져와 묶는 등 3차례에 걸쳐 성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다른 남성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고 자신을 모함한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나중에는 자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합의를 시도했다”며 “반성한다기보다 소송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학업을 지도하는 사람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성적 자기 결정권이 없는 청소년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고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해자의 가족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당시 징역 12년을 구형했던 검찰과 A씨 모두 항소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