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양현석 진술 번복 거절하면 큰일 날것 같았고 무서웠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보복 협박 혐의 항소심 4번째 공판에서 한서희가 자신의 진술 번복에 대해 울었던 상황을 떠올렸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대표와 YG 매니저 출신 김모씨에 대한 항소심 4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한서희는 양현석으로부터 진술 번복을 하라는 제안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이 제안을 거절을 하는 순간 어린 여성으로서 사람으로서 무서웠다. 여기서 내가 거절하면 큰일나겠구나. 화가 나서 무슨 일을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현석의 사회적 지위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비아이 관련 제보 진술을 번복했다. 울음을 터트리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형사님이 내가 초범일 때 사실 그대로 이야기 하니 챙겨주려고 했다. 그런 분 앞에서 거짓말하는 게 죄송스러웠다. 변호사는 YG에서 선임해줬다고 알고 있었다. 진술 번복 조력자로 인지했다"라고 말을 이었다.
한서희는 공익신고 이후 경찰 조사 당시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안난다"라고 말했고 이후 조서 내용을 보면서 "내 모든 사건에 대한 조사가 길어져서 너무 힘들었었다. 상세한 진술을 하기 어려웠다. 이후 조사가 기억이 잘 안난다. 1차 조사 때도 내 사생활 이야기를 안했다. 내 판단이었고 디스패치와 상의해서 굳이 오픈하지 말자고 하고 조사를 하다가 포렌식을 하면서 여러 과거 사실들이 나와서 더 구체적인 질문이 나와서 이에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현석은 지난 2016년 8월 당시 YG 소속 그룹 아이콘 멤버였던 비아이가 마약을 구매해 흡입했다는 혐의와 관련,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회유·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현석은 자신이 한서희를 불러 '(연예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거듭 부인해왔지만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공포심을 유발하는 해악 고지를 한 것이 명백하다"라며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2022년 12월 1심 재판부는 "보복 협박이나 강요죄로 처벌하려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공포심으로 의사의 자유가 억압된 상태에서 번복이 이뤄져야 하는데 여러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양현석 전 프로듀서의 발언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았다"면서 양 전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사실관계 인정과 법리 해석을 잘못했다"라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양현석이 YG 사옥에서 피해자를 만나 설득하거나 압박하는 언행을 했으며 이해 대해 소속사 관계자가 방조했다고 했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의 행위가 비난 받지 않을 수 없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아이콘 리더로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한빈(비아이)이 LSD 등 마약 범죄를 저질렀고, 피고인은 김한빈의 범죄를 무마하려 했다"라고 했다.
2번째 공판에서까지 변호인은 "허위 진술 요구는 없으며 위력 행사도 없다"라며 피고인의 혐의를 부인했다. 양현석 변호인은 또 "진술 내용을 보면 돈 요구 내용은 한서희가 하지 않았다. 녹음된 파일을 제출하겠다고 했고 검사가 한서희 휴대폰을 가져오려 했는데 없었다. 과연 녹음이 됐는지를 물었더니 '꼭 제출하겠다'라는 답만 하고 제출도 하지 않았다. 한서희 조서를 보면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 자꾸 다른 이야기를 했다. (진술을) 믿을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비아이는 2021년 9월 LSD, 대마초 등 마약을 구매하고 일부를 여러 차례 투약, 흡입한 혐의로 징역 3년 집형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80시간의 사회 봉사,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 150만 원의 추징금도 함께 명령했다.
이후 지난 6월 3번째 공판에서는 비아이 아버지가 증인으로 출석해 비아이의 2016년 8월 일본 출국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문에서 비아이 아버지는 "오디션 나왔던 여자와 교류가 있었는데 불미스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이 형량 축소를 하기 위해 한빈이의 이름을 거론한 것 같다고 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한서희가 거짓말을 하긴 했는데, 그 거짓말이 어떤 건지, 한서희와 김한빈이 LSD를 구매한 적이 없는데 했다고 말한 건지 증인은 모르는 거냐. 그런데 어떻게 한서희가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하냐"라고 추궁했고 비아이 아버지는 "회사 관계자 김씨가 '한서희가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양현석의 변호인은 반대 신문에서 "김한빈이 비행기표를 살 당시 신용불량 상태여서 현금으로 표를 구입한 게 맞냐"고 물으며 "언론보도된 내용과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내용을 섞어서 기억 왜곡으로 앞서 진술을 했을 수도 있지 않냐"고 묻기도 했다.
서울고등법원=윤상근 기자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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