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시간당 19톤, 사람 보행 속도로 방류…오늘 방사능 농도 발표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지 만 하루가 지났다. 현재까지 별다른 이상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시간당 19톤씩 바다로 방출되고 있다.
후쿠시마민보에 따르면 도쿄전력 관계자는 현재 오염수가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로 해저터널을 통과해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1㎞ 거리 해역으로 흐르고 있다고 했다.
도쿄전력은 방류 개시일인 24일 약 190톤을 방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염수 탱크 한 통의 5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9월9일까지 17일간 하루 460톤씩, 총 7800톤을 처분한다.
2023회계연도(내년 3월) 내에 총 탱크 30통 분량인 3만1200톤을 4차례에 걸쳐 방류한다. 단, 매일 새로운 오염수가 100톤씩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감소하는 양은 탱크 약 10통 분량에 그칠 전망이다.
제1 원전 부지 내에는 약 134만 톤의 오염수를 담은 탱크 1000통 이상이 방류를 기다리고 있다. 저장 공간의 98%가 찬 상황이며 2024년 상반기 내로 남은 저장 공간이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오염수는 1톤당 바닷물 1200톤을 섞는 희석 작업을 거친다. 수중 방사성물질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다.
후쿠시마츄오테레비에 따르면 방류 중인 오염수 속 트리튬(삼중수소) 농도는 국가 기준치인 리터당 1500베크렐(㏃)보다 낮은 리터당 200㏃ 정도로 추계된다. 방류 전 측정치는 리터당 63㏃이었다.
도쿄전력은 원전 주변 해역 3㎞ 이내 10개 지점에서 에서 24일 샘플 채취한 바닷물 속 트리튬 농도 측정 결과를 25일 저녁 발표할 예정이다.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미나미소마의 몬마 가즈오 시장을 만나 "신뢰를 배신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몬마 시장은 허위정보로 인한 피해에 대한 대책 등을 요구하는 요망서를 전달했다.
후쿠시마 이와키시(市) 항구에서는 생선 가격이 평소보다 다소 높게 거래된 것으로 전해져 수산물 가격에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인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9월1일부터는 본격적인 저인망 어업이 시작된다.
일본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중국 24일부터 전면 수입 금지를 선언한 것에 대해 황급히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판로 개척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염수 방류를 이유로 외국 정부가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경우,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것에 대비해 준비한 300억 엔(약 2717억 원) 기금으로 판로 개척에 필요한 지원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높은 투명성을 갖춰 중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에 정성껏 설명해 왔다"고 덧붙였다.
오염수 해양 방류는 앞으로 최소 30~40년간 진행된다. 단 원자로 내부에 잔류하는 방사성 물질 덩어리(데브리)가 제거되지 않는 한 새로운 오염수가 무한히 생성되기 때문에 방류가 일본 정부의 계획대로 완료될지는 현시점에서 알 수 없다고 후쿠시마 민보는 지적했다.
앞서 고바야카와 사장은 폐로 작업이 실현 가능한지 묻는 말에 "간단히 포기해도 되는 일이 아니다"고만 답했다.
호리우치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는 "장기간에 걸친 대응이 필요하고 안전성 확보가 대전제"라며 "처리수(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표기하는 방식) 문제는 후쿠시마현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호리우치 지사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말을 본떠 "정부가 하나가 되어 만전의 대책을 철저히 구상하고 앞으로 몇 십년이 걸려도 마지막까지 모든 책임을 져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현지 어민과 주민들의 민심은 여전히 냉랭하다. 지역 어민 단체는 "어업자·국민의 이해를 구하지 못하는 해양 방출에 반대라는 점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원전 사고 이전처럼 안심하고 어업을 계속하는 것이 유일한 바람"이라고 강조하며 "몇십 년이 걸리더라도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약속을 확실히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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