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미디어의 미래] 언론사 숏폼의 성공 방정식… "도전, 실험에 그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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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경향신문 기자가 숏폼 채널 '암호명 3701'을 기획하게 된 물음이다.
윤기은 기자와 양다영 PD가 운영하는 '암호명 3701'은 1만 9000여명의 틱톡 팔로워를 가진 언론사 숏폼 채널의 선두 주자다.
텍스트 기사가 외면받는 레거시 미디어의 위기를 몸소 느낀 윤 기자는 회사에 먼저 콘텐츠 기획안을 전달했고, 당시 뉴콘텐츠 팀장에게 '블루오션'인 틱톡을 겨냥해보자는 조언을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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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숏폼 채널 '암호명 3701' 운영하는 윤기은 기자
"뉴콘텐츠 만드는 이에게 성원 보내는 것만으로도 장기 유지 가능"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내가 기사를 왜 써야 하지. 이렇게 하루하루 기사를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윤기은 경향신문 기자가 숏폼 채널 '암호명 3701'을 기획하게 된 물음이다. 전통적인 기사 소비 방식이 변하는 상황에서 기자도 새로운 걸 찾아야한다는 위기의식이었다.
지난 24일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23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판이 바뀐다: AI와 미디어 패러다임의 전환) 다섯 번째 세션에선 윤기은 경향신문 기자가 '숏폼의 성공 방정식'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기은 기자와 양다영 PD가 운영하는 '암호명 3701'은 1만 9000여명의 틱톡 팔로워를 가진 언론사 숏폼 채널의 선두 주자다.
[관련 기사 : “디즈니 공주, 백인이어야할까” 틱톡에서 질문 던지는 것도 '저널리즘']
보통 유튜브, 틱톡 등 언론의 뉴미디어 채널은 회사의 기획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암호명 3701'은 기자 개인의 의지로 시작했다. 국제부 소속 윤 기자는 “외신을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정성스럽게 기사를 써도 조회수가 두 자리 혹은 세 자리에 머무는 날도 많았다”며 “독자들한테 다가간다는 느낌보단 부장에 검사를 받으려고 기사를 쓰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텍스트 기사가 외면받는 레거시 미디어의 위기를 몸소 느낀 윤 기자는 회사에 먼저 콘텐츠 기획안을 전달했고, 당시 뉴콘텐츠 팀장에게 '블루오션'인 틱톡을 겨냥해보자는 조언을 듣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암호명 3701'은 복수의 100만 조회수를 넘긴 영상을 배출하며 몇 안 되는 언론의 '틱톡' 채널로 자리 잡는다. 주제는 학생 위주의 틱톡 이용자층에 맞는 '등교 시간 자율화', '포켓몬빵 SPC 불매운동' 등이다. 윤 기자는 “조회수는 영상마다 다르긴 하지만 수만에서 10만 정도를 왔다 갔다 한다”고 말했다.
윤 기자가 '틱톡'에만 전념하는 건 아니다. 윤 기자는 현재 사건부 소속으로 다른 기자와 다름 없는 일상을 보낸다. 이러한 병행이 가능한 건 틱톡이라는 플랫폼의 효율성과 동료들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30일간 총 42건의 기사를 작성했다. 지면 기사도 소홀히 하지 않고 암호명도 꾸준히 해왔다.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데 생각보다 무리가 없었다. 2주에 한 번은 회사에서 온전히 암호명을 위해 대본을 짜고 촬영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준다. 그러면 팀원이 자리를 채워준다. 이런 환경에 팀원들이 불편해한다거나 싫어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보다 '이거는 내가 맡을 테니 윤 기자는 암호명을 잘 만들어라'는 식으로 응원해준다. 이런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암호명이 건재할 수 있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작년엔 채널이 없어질 뻔하기도 했다. 기자의 현장 일이 소홀해지지 않을까하는 시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 기자는 “동료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일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접어야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회사 내부 위원회에서 암호명이 조회수도 잘 나오고 콘텐츠도 좋은데 앞으로 계속할 수 있게 보장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이 모였다. 동료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윤 기자는 언론사의 새로운 플랫폼 도전이 실험에 그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어떤 독자들이 우리를 보는지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기자는 “수익이 부족하다. 네이버TV에 유통하면서 한 건당 받는 콘텐츠료와 유튜브 쇼츠를 통한 미미한 수익 정도다. 간접광고를 받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은 하지만 전문가의 영역인지라 회사 차원의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모두가 이런 뉴콘텐츠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편집국 구성원에게 성원과 지지를 주는 것만으로도 콘텐츠가 장기 유지될 수 있다는 거를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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