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터진 인도 레슬링, 다음달 세계선수권서 인도 국기 못 단다
유명 선수들의 ‘미투’(나도 고발한다)가 터져나온 인도 레슬링계가 국제 대회에서 자국 국기를 달지 못하고 출전할 위기에 처했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레슬링연맹은 “제때 회장을 선출하지 않은 인도레슬링연맹의 출전을 잠정적으로 정지한다”고 밝혔다.
국제레슬링연맹은 인도레슬링연맹이 성폭력 혐의로 물러난 브리지 부샨 싱 회장의 후속 인선을 위한 선거를 치르지 않은 점을 문제삼았다. 인도레슬링연맹은 지난 4월27일 임시위원회를 구성했고, 이에 따라 45일 이내로 선거를 치러야 했다. 국제레슬링연맹이 지난 6월 선거를 실시하라고 촉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국제레슬링연맹은 “회장과 이사회의 부재는 연맹의 규정과 회원 조건을 준수하지 않는 것이다. 출전 정지를 부과할 근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인도 레슬링 선수들은 다음달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리는 2023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인도 국기를 달 수 없다. 출전 정지가 해제되지 않으면 인도 선수들은 ‘중립 선수’ 자격으로 출전해야 한다. 다만 아시안게임은 인도레슬링연맹이 아닌 인도올림픽위원회 단위로 참가하기 때문에 다음달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2022 아시안게임에는 인도 국기를 달고 출전할 수 있다.
앞서 인도 레슬링 선수들은 싱이 지난 수년 동안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며 처벌을 요구했다. 지난 반년 동안 이어져 온 ‘미투’ 운동을 주도한 이들은 여성 선수 6명과 남성 선수 1명이다. 여기에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 <당갈>의 실제 주인공 조카인 비네시 포가트 선수(28),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인도에 최초의 메달을 안긴 삭시 말리크 선수(30) 등이 동참했다. 이들은 거리 농성을 벌이며 선수 보호와 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싱은 여당 인도국민당(BJP) 소속 6선 의원이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측근이다. 2011년부터 인도레슬링협회를 이끌었다. 그는 “사실이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며 자신의 혐의를 강력 부인했으며 ‘미투’에 야당의 정치적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 레슬링 여자팀은 최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U-20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 미국 등 강대국을 제치고 인도 레슬링 역사상 처음으로 팀 타이틀을 획득했다.
인도가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 35개 중 7개가 레슬링에서 나왔다. 이중 6개는 2008년 이후의 성과이며, 여성 메달리스트로는 말리크 선수가 유일하다. 인도의 여성 레슬러는 5만3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추석 의료 대란 없었던 이유…“응급실 의사 70%,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
-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김영선, 당선 후 명태균에 6300만원 건넨 정황
- “손흥민은 끝났다” 토트넘 선배의 비판, 英 매체가 직접 반박했다! “SON은 더 존중받아야 하는
- 9급 공채, 직무 역량 더 중요해진다···동점 시 전문과목 고득점자 합격
- ‘퇴실 당하자 홧김에…’ 투숙객 3명 사망 여관 화재 피의자에 영장 신청 예정
- 일론 머스크 말처럼…사격 스타 김예지, 진짜 ‘킬러’로 뜬다
- 타자만 하는 오타니는 이렇게 무섭다…ML 최초 50-50 새역사 주인공
- 혁신당,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에 “대통령실 왜 아무 말 없냐”
- 당기면 쭉쭉, 보이는 건 그대로…카이스트가 만든 ‘꿈의 디스플레이’
- ‘삐삐 폭발’ 헤즈볼라 수장, 이스라엘에 보복 선언 “레드라인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