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kg' 통신장비 메고 청소까지…후임 잡은 해병 벌금형

핵심요약

협박·위력행사가혹행위·강요 혐의 벌금 600만 원
후임병에 폭언·욕설 일삼고 가혹행위도

아무런 이유 없이 후임병에게 폭언을 일삼고 15㎏에 달하는 통신장비를 메고 청소까지 시킨 20대 해병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선 부장판사는 협박과 위력행사가혹행위, 강요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7월 강원 속초에 위치한 한 해병 부대 생활관에서 후임병인 당시 일병 B(21)씨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침상에 있던 플라스틱 재질의 폼롤러를 수 차례 휘두르며 "죽여버리고 싶다, 패고 싶다"고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해 8월 A씨는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대답했다는 이유로 한 후임병에게 "너랑 관련 없으면 선임이 얘기하는거 안들어도 되냐", "XXX아 장난치냐 쳐 일어나서 이야기해. 한번만 더 대답 그렇게 하면 가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같은달 A씨는 야간행군 준비를 위해 통신장비를 챙기고 있던 당시 일병 C(23)씨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통신기 메고 청소해, 통신병이 잖아"라며 약 15㎏의 통신장비와 특전조끼, 방탄헬멧을 착용한 상태로 청소하게 했다.

C씨에게 잠들기 전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라고 강요하고 제대로 말을 못하는 피해자에게 "아 XX, 죽여버리기 전에 빨리 아무 이야기나 해봐"라고 욕설을 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선임병의 지위를 위용해 후임병인 피해자들에게 가혹행위 등을 한 것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이 비교적 어린 나이로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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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구본호 기자 bon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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